“우리 아이, 시력검사 언제 하나요? 아니, 안경을 써야 하나요?”, “우리 아이는 멀리도 잘 보는데요. 찡그리지도 않고….”, “엄마 아빠는 눈이 다 좋은데요. 그리고 이렇게 어린 아이도 안경을 쓸 수 있나요? 우리 애 아빠는 안경 쓰는 거 싫어해요.”
방학 때마다 아이의 시력검사를 하러 온 부모들이 ‘우리 아이는 당연히 시력이 좋겠지’라고 생각하고 안과를 방문했다가 실망하게 되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난감할 때가 있다.
한쪽 눈이 좋아서 그동안 생활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다른 쪽 눈은 시력 발달이 안 돼서 약시가 됐고, 안경 처방도 받아야 한다. 또 좋은 눈을 가려서 시력이 안 좋은 쪽 가림 치료도 해야 하는데 안경조차도 거부감을 느끼고 실망하는 부모와 괜히 자신이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위축되는 아이에게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울 뿐이다.
우리의 시력 발달은 만 7~8세면 다 이뤄져 그 나이가 지나면 양쪽이 짝눈이라, 한쪽 눈이 나빠 안경을 써도 교정시력이 안 나올 뿐 아니라 향후 수술로 치료할 방법이 없다.
근시나 난시, 원시의 굴절 이상이 있거나 선천성 백내장, 각막 이상 등의 병으로 시력이 안 나오는 경우 발견이 되는 나이에 따라 시력 예후가 달라진다.
안경을 쓰면 계속 써야 한다거나 안경을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거나 옆집 아이는 안경을 잘못 써서 얼굴이 이상해졌다거나 하는 잘못된 상식으로, 두려워서 시력검사를 미루거나 거부감을 갖지 말고 취학 전과 초등학교 입학시에는 반드시 시력검사를 해야 한다.
부모가 시력이 좋아도 방관하지 말고 꼭 검사를 하고 아이가 얼굴을 찡그리고 보거나 고개를 기울이거나 초점이 잘 안 맞는다거나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책 보기를 힘들어 하는 경우에도 원인이 시력 자체에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꼭 확인하길 바란다. 돌 전의 아이인 경우에도 6개월이 지나 눈을 잘못 맞춘다거나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유아는 객관적인 검사가 가능하므로 의심이 간다면 꼭 확인해주길 바란다.
<최문정.안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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