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과연 하이힐이 여성들의 미학?
[제주시론] 과연 하이힐이 여성들의 미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올 봄부터 플랫슈즈와의 극대극인 알록달록한 색상과 지나치게 과도한 보석으로 치장된 하이힐이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 거리에는 온통 화려하면서 발목이 꺾일 듯한 13cm의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의 섹시하고 매력적인 모습, 아니 아슬아슬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러한 형상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예전부터 여성들이 하이힐을 선호하는 이유는 외형적으로 여성의 전체적인 몸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내면적으로는 하이힐의 굽이 점점 가늘어질수록 남성들은 그 신발을 신은 여성들의 불안한 걸음걸이에서 받는 무력한 인상에서 오히려 커다란 매력을 느낀다. 그것은 하이힐을 신은 여성을 생각만 해도 에로틱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고, 또한 아마도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자신의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어서 남성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여성이 자신에게 도움을 바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여성이 자신을 흥분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발적인 옷차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커다란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도발적인 하이힐은 웬만한 인내심 없이는 참고 신을 수 없는 속성 때문에 마조히즘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것은 하이힐만큼 에로틱한 충격을 던져주는 아이템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러는 남성들에게 성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정도의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할 자세가 되어 있는 여성들도 있다.

이와 같은 하이힐은 하룻밤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몇 십년 동안 조금씩 높아진 것으로 그 시작은 16세기 프랑스에서부터다. 하이힐은 오늘날 뒤굽이 높은 여성 구두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원래는 남성의 구두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하이힐이 준 편리함은 힐 덕분에 발을 등지에 단단히 걸 수 있는 승마할 때였다. 그래서 구두에 힐을 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된 것은 승마용 부츠에서부터 였다.

1600년대 중반 프랑스에서는 하이힐 신사용 부츠가 예장에는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되었다. 이것을 유행시키고 굽을 더욱 높인 인물은 바로 루이 14세였다. 그는 작은 키에 대한 열등감으로 키를 커 보이게 뒤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다. 그러자 궁정의 남녀 귀족들이 모두 높은 구두를 주문해 신기 시작하였고, 얼마 후 남자들은 원래의 키로 돌아 왔으나, 궁정의 여성들은 여전히 높은 힐의 구두를 즐겨 신었다. 이 때부터 남자와 여자사이에 역사적인 불균형은 구두 뒤 굽에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뒤 굽이 너무나 가늘어서 쓰러지지 않으려면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만 하는 에피소드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런 하이힐은 평범한 여성들은 도저히 그런 신발을 신고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귀족들의 전유물로 남아있었다. 그 이후 1920년대부터 하이힐이란 높은 뒤 굽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매혹적인 여성화의 패션을 나타내는 말로 정착되었다.

오늘날 여성들이 고통을 참으면서도 하이힐을 신는 이유 중 하나가 하이힐을 신으면 다리가 높아지면서 가늘어 보여 각선미가 아름다워진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근육이 더 많이 사용되어 다리 근육의 발달로 더 두꺼워 질 수 있다고 정형외과 의사들은 조언한다. 따라서 하이힐은 발 건강에 최대의 적이다. 심지어 하이힐은 여성들의 뇌수에 자극을 주며 임신율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현대판 형틀로 아름다움을 미끼로 여성들에게 수난을 주고 있는 것이다. 팝 디바인 머라이어 캐리는 12살 때부터 항상 굽이 높은 하이힐만 신어서 오히려 플랫슈즈를 신으면 물집이 생긴다고 한다. 그렇지만 하이힐에 대한 사랑은 극으로 지나쳐서도 안 되며, 오히려 건강하고 매력적인 몸매로 다듬어 줄 수 있는 2~3인치의 높이의 굽으로도 충분히 전체적으로 매력적인 몸매가 유지될 수 있다고 한다.<장애란 제주대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