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제주에서 만나는 중국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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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를 찾는 중국 유학생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서울에 유학한다고 해도 제주도를 여행하는 일이 드물었는데, 최근에는 학교 단위의 수학여행 팀 물론이고 삼삼오오 제주를 찾아 배낭여행을 즐기는 중국의 청소년이 늘고 있다고 하니, 중국의 경제 사정이 확실히 좋아진 모양이다. 9일 대학입학 연합고사가 끝나고 오는 20일 성적이 발표되고 나면, 제주를 찾아 머리를 식히는 중국청소년들이 더욱 많이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이제까지는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큰 틀에서 중국 청소년관광객 관리를 해왔던 셈인데 이제는 그들의 쾌적한 관광을 위해 새로운 관리 틀이 필요하겠다. 중국 청소년들의 취미와 그들의 기호를 충분히 감안한다면 제주 관광 산업에 커다란 실효가 있을 것이므로 착실한 중비가 필요하겠다.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 전 주석은 생전에 1950년과 1957년 두 차례 소련을 방문했는데, 매번 자국 출신 유학생을 접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 1950년 방문 길에 현지 유학생을 대상으로 행했던 흥미로운 연설 내용이 오늘날까지 전해져온다. “여러분은 여덟시 아홉시의 태양입니다. 세상은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동시에 세상은 우리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여러분들의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예정에 없던 유학생들과의 만남이었고, 스탈린 서기장의 갖은 무례를 감수하며 공화국 건설의 시드머니를 마련하기 위해 타관에서 노심초사하는 처지였지만, 과연 마오는 노련한 정치가답게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로 기대와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 ‘여덟시 아홉시의 태양’들인 이들이야말로 앞으로 중국의 방방곡곡에서 신흥 강대국을 이끌어갈 인재들이다. 비단 제주 관광 발전의 초석이 되어줄 이들의 성장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뿐만 아니고 두 나라 간의 영원한 우정과 상호 발전을 위해서도 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매우 중요한 당면의 임무요 미래의 과제이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이 일의 중요성을 얼마나 정확히 헤아려왔으며 또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는가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기초공사는 튼튼하면 튼튼할수록 좋은 법이다. 이제부터라도 미비한 관련 조치를 체계적으로 보완하고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제주의 모든 구성원들이 널리 공감한다면 세계의 어떤 관광지 못지않게 모범적인 국제 관광산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국 청소년 관광객 유치의 궁극적 목적이 그들만의 관광 놀음에 있지 않고 우리 제주의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교육 및 학습 환경의 조성에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그들 간에 제미 있고 유익한 만남의 장이 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나아가 그들이 만나 세계의 평화와 공존에 관한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적절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줘야만 하겠다.

제주의 관광지에서 오늘날 중국학생들을 만나게 되는 현실은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경제개혁 성취와 불가분의 관계이다. 이 대목에서 근 30년 전 경제개혁에 착수할 당시 그가 남긴 유명한 한 마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모저 스터우 꿔허!(摸着石頭過河, 징검다리를 더듬어가며 강을 건너다, 즉 실수를 경계하며 신중히 실천에 옮긴다는 뜻)” 우리 제주의 중국 청소년 관광객 관리 체계의 당면 현실을 고려할 때, 덩의 고충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우리 모두가 30년 후 12시의 태양이 제주에서 떠오르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세계평화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중국 청소년 관광 프로그램을 착실히 마련해 가야겠다.

<신의경 제주한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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