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생 59명까지 감소 '위기'...곰솔빌라 지어 극복
(6)학생 59명까지 감소 '위기'...곰솔빌라 지어 극복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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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수산리 물메초...두번째 임대주택 건립 추진, 이미 부지는 확보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는 물이 맑고 산이 아름다워 원래 마을명이 말 그대로 물메(水山)였다.

 

이곳에 있는 물메초등학교(교장 장승심)는 주민들에게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자녀를 통해 희망을 키우는 요람이요 마을 공동체의 사랑방이자 애향심의 발원지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약 20년 전 물메초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여느 농촌 마을들이 그랬듯 이곳 역시 젊은이들이 마을을 떠나는 이농현상에 따른 학생 수 급감으로 통·폐합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1968년 개교한 물메초는 1970년대 학생 수가 200명을 웃돌았지만 1980년 184명으로 줄어든 후 감소세가 지속됐다. 급기야 1987년 100명을 밑돌더니 1996년엔 59명까지 줄었다.

 

학생 수 감소는 도미노처럼 번졌다. 1992년 입학생 8명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일부가 전학을 가 5학년 땐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마저 6학년이 되자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학부모들이 인근 학교로 전학시킨 결과 1997년 물메초는 졸업생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1999년 학생 수는 86명으로 당시 분교 격하 또는 통·폐합 기준인 105명에 크게 미달했다.

 

당시 주민들은 물메초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1999년 1월 주민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학교살리기추진위원회가 결성됐고, 그해 7월에는 무상 임대주택을 지어 초등학생을 보유한 가구들을 외부에서 수혈해 학교를 되살리는 계획안이 확정됐다.

 

주민과 출향 인사들이 의기투합해 동분서주한 끝에 토지를 포함해 총 2억5000여 만원을 모금했고 제주도와 옛 북제주군에게서 각각 1억원을 지원받아 주택 건립 예산으로 활용했다.

 

2001년 9월 물메초 인근 691㎡ 규모의 부지에 3층 건물로 지어진 ‘곰솔빌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의 상징인 천연기념물 곰솔에서 이름을 딴 이 무상 임대주택에 즉시 12가구가 입주했다. 주민들은 마을 내 빈집 10여 곳도 수리해 초등학생을 보유한 가구에 임대했다.

 

임대주택 건립은 즉각 효과를 발휘했다. 물메초의 재학생이 2001년과 2002년 108명까지 증가하는 등 회생이 가시화된 것이다.

 

주민들의 열정에 보답하듯 학교는 발전을 거듭했다. 물메초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형 자율학교로 운영됐고 2011~2012년 제주도교육청의 학력 향상 우수 학교, 2012~2013년 제주시교육지원청의 폭력 없는 즐거운 학교 만들기 우수 학교로 각각 선정됐다.

 

물메초 살리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2008년 재학생이 99명으로 감소한 후 2011년 95명과 2013년 78명 등으로 다시 줄어들고 있어서다. 올해 현재 학생 수는 76명이다. 병설유치원 18명을 포함해 94명이 물메초에 다니는 가운데 이들 중 23명이 곰솔빌라 입주민의 자녀다.

 

이미 주민들은 두 번째 임대주택을 건립할 부지를 확보한 후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장승심 교장은 “학교와 마을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한다. 물메초는 농촌 학교로서 교육은 물론 예술과 문화, 체육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며 “주민 덕분에 통·폐합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만큼 학교는 학생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육을 구현해 은혜를 갚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장은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개발하고 건강한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창의교육과정 등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주민과 학부모를 위한 야간 플루트 교실을 열고 도서관을 개방하는 등 학교와 마을 간 소통과 협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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