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만해도 짙은 안개로 이 도로에서 3건의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해, 6명이 부상했고 24일에도 또다시 안개로 인해 시정거리가 20m도 안 되는 바람에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문제는 사정이 이런데도 당국이 이 도로의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출 생각조차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안개가 잦은 도로구간에 대해서는 도로여건에 맞는 안개차단시설, 경보시설, 안내표지, 노면요철포장 등을 설치하여 안개관련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한 일이다.
그 다음에 운전자들에게 안개등, 전조등, 비상등을 켜고 충분히 감속운전을 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그런데도 당국은 평화로 진입로 전방에 감속운전을 알리는 교통안내 표지판 설치와 추돌사고를 피할 수 있는 비상주차대 확충, 안개등 설치 등이 시급하다는 여론에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여론이 제기될 때마다 제주도와 제주지방경찰청의 답변은 앵무새처럼 꼭 같다.
평화로 주요 도로구간에 전선이 매설되지 않아 가로등은 물론 안전시설물 설치가 어렵다는 것이다. 수년째 꼭 같은 답변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이 도로의 방치된 위험을 바라만 보겠다는 얘기 밖에 안 된다.
평화로는 당초 4차선 확장공사의 설계에서부터 ‘안개 위험’이 반영됐어야 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문제 분석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평화로의 안개는 이른바 ‘땅안개’라 불리는 ‘복사안개’다.
지표면의 복사냉각에 의하여 지표에 접하는 공기가 냉각되어 생기는 안개라서, 밤낮의 기온차가 크고 습도가 높은 이 도로에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도로에 교통안전시설을 게을리 해서는 교통문화의 후진성을 개선할 수 없다.
물론 시설보강에 못지 않게 급한 것이 운전자의 의식개혁이다.
안전수칙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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