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우리 아이들의 과잉행동,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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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깨워 화가 나서, 불장난하면 위험하다고 나무라는 데 격분해서 10살짜리 손자가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손상을 입혔다. 손자가 119에 신고해서 할머니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손자는 전혀 반성하는 기미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 아이는 5살 때부터 주의력결함·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앓았다고 한다.

최근 ADHD를 비롯한 정서행동장애아들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장애로 여기지 않던 행동들이 진단도구가 개발됨으로 인해 발굴이 되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주의가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돌발적인 과잉 행동을 하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을 하는 부모님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상황이 심각한 편이다.

도대체 우리 아이들이 왜 이럴까? 과거에는 부모의 자녀 양육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들을 보면 아이의 뇌구조나 기능상의 결함, 기질이나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정신활동이나 심리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아주 어릴 때 심각한 불안이나 정서적 스트레스를 경험했다면 이것이 무의식에 억압이 되어 자아정체감이나 바람직한 성격형성에 장애를 가져오는 등 정신 병리적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인지결함이 원인이 될 수도 있는데,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비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있거나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우리 아이들의 모든 행동은 학습된 것이며 보상의 증거로 보기도 한다. 주위의 성인이나 또래의 행동을 보면서 습관화되는 것도 이에 속한다.

위에서 제기한 모든 문제들은 따로 작용하기 보다는 개인의 특성과 환경체계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서로 영향을 미치며 심각성의 정도도 달라진다. 따라서 우리아이들의 행동문제에 대한 지도를 하거나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생태학적 맥락 속에서 개별적인 접근과 함께 가족을 포함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신체생리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의료전문가의 진단을 거쳐 약물치료나 식이요법이 적용될 수 있다. 동시에 대인관계 훈련 및 상황에 적합한 사회적 기술 지도가 반복되어야 한다. 불완전한 사고패턴에 의해 건강하지 못한 정서를 초래하고 있다면 인지적 왜곡을 탈피하거나 비합리적 신념을 반박할 수 있는 인지전략을 학습시키고 자기 모니터링을 수시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리고 아동을 지도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아동을 전인으로 이해하며 신뢰할 수 있는 아동관이 필요하다. 아동이 잘 적응하는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고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 조성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아동을 치료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친다고 해도 아동들이 보이는 모든 행동은 환경적 맥락과 관련이 있으므로 주위 성인들의 바람직한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이들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스펀지처럼 비판 없이 하나씩 머리와 가슴에 담아두었다가 자신도 모르는 새 주위에 투사하고 있음을 우리 성인들은 주시해야 한다.

정서 행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해서 모두 실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행동에 대한 원인뿐만 아니라 이들이 지닌 강점과 약점을 진단하고 이에 근거한 지도 및 지원을 해주어야만 아동은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음과 동시에 이후에 생길 수 있는 역기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부모를 포함한 아동지도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초학문적 차원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강대옥 제주산업정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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