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
후유증
  • 양해석
  • 승인 2003.02.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질병을 얻어 심하게 앓았거나 사고로 인해 다쳐 치료가 됐으나 일정 기간 후 그 병의 변형이나 기능장애가 나타날 때 흔히 후유증이라 한다.
뇌졸중이 있은 다음 나타나는 편마비(片痲痺)현상은 후유증의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뇌출혈, 뇌혈전, 뇌색적 등의 뇌졸중을 겪은 후 뇌조직의 파괴로 인해 왼쪽이나 오른쪽의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언어 장애를 가져오는 것이다.

뇌졸중 발생 후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서 마비된 쪽의 손과 발을 움직이지 않으면 2차적으로 관절이 고정돼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도 후유증의 일종이다.

흔히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심장판막증도 류머티즘열에 의해 생겨나는 심내막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판막이 수축되거나 단단해져서 나타나는 후유증이라고 한다.

이러한 후유증들은 병을 얻은 당사자나 가족들이 노력을 기울이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고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한다.

문제는 최근 들어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에 의한 정신적인 후유증이라 하겠다.

이러한 사회적.정신적 후유증은 어느 한 개인의 힘과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현상이기에 문제가 심각한 게다.

지난주 대한민국은 로또 복권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그야말로 미친 바람(狂風)이 불었다.

지난주 토요일 밤 8시40분 1등 당첨 번호가 확정된 순간에 그 광풍은 사라졌지만 그 이후 나타나는 사회적.정신적 후유증은 어떻게 치료될 수 있을까.

너나 할 것 없이 한탕주의에 휩쓸려 성실히 노력해서 부를 쌓는 것을 오히려 바보스럽다 생각하고 돈 1억원을 우습게 아는 세상으로 변해 버렸다.

한 사람이 수백만원어치의 복권을 사는 것은 보통이고 복권에 눈이 멀어 한 회사원은 회사 공금 수천여 만원을 횡령해 투자했다가 쇠고랑을 찼다 한다.

과연 그들만의 잘못이기에 그들 스스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비단 로또뿐 아니라 사람들을 정신적 공황으로 몰고 가는가 하면 부도덕과 비리에 무감각하도록 하는 사회적.정신적 후유증을 유발하는 사례들이 주변에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20세 신세대 10명 중 4.5명은 인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대인관계에서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팀이 최근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20세 남성 5971명을 대상으로 ‘인격장애 자가진단’ 설문조사를 한 결과라 한다.

이것도 이 시대가 만들어낸 사회적.정신적 후유증의 산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