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울타리를 허무는 시민들
마음의 울타리를 허무는 시민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시 일도2동 신천지아파트 주민들이 지난 6일 아파트울타리를 치웠다.

사람의 마음까지 가둬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멀게만 했던 울타리를 치우고, 그 자리에 어린이놀이터를 비롯한 푸른 공간이 조성한다.

제주시 일도2동이 ‘울타리 없는 아파트, 더불어 사는 동네’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담장 허물기 첫 사업이다.

주민생활 밀착형의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할만하고, 도시를 공동체적 열린 공간으로 만들려는 일도2동 주민들의 호응이 반갑다.

사실 울타리란 편가름이다.

나와 남의 편가름이요, 안과 밖의 편가름이요, 이쪽과 저쪽의 편가름이다. 울타리를 쌓음으로 해서 나와 남이 갈리고 안팎이 구분되고 대립과 분쟁이 비롯된다.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점점 울타리는 높아지고 그것도 미흡해서 철망을 두르고 CC TV를 가설한다.

지난날 우리의 돌담 울타리는 그렇지 않았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돌담이요, 울타리였다.

울타리로 인해 우리와 남이 갈리지 않고 울타리가 이쪽과 저쪽을 구분하지 않았다. 다만 허전하여 가리는 정도의 경계였다.

오히려 ‘교류와 소통의 장(場)’이어서 이웃들은 울타리 돌담 사이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돌담 너머로 음식도 나누어 먹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콘크리트 철재 블록 담으로 변했다.

동시에 오랜 세월을 살갑게 한 이웃간의 인정도 사라졌다.

아파트 울타리 허물기 사업은 바로 사라진 이웃간의 인정을 다시 살리자는 운동이다.

우리가 이 사업을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파트 울타리를 허무는 작업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담장만 없애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도 허물어지는 효과도 얻을 것이다.

이 사업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시민 모두가 울타리가 헐린 공간에 작은 쓰레기 하나라도 버리지 않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당부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