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해군기지 유치 찬겧駙?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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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이 발견됐어, 유전이….”

모르는 사람이 들었으면 깜짝 놀랄 일이다.

예전 박정희 정권이 포항앞 바다에서 기름이 발견됐다고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었다. 기름덩어리에 불을 붙이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지금도 기억난다.

그런데 최근에도 이러한 발언이 나왔으니 깜짝 놀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유전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현장이었다.

지난 달 14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에드워드 미군기지에서 떠낸 하수에 불을 붙이자 금방 불이 붙어 우원식 의원(열린우리당)이 안타까운 마음에서 유전이 발견됐다고 표현한 것이다.

우 의원이 불을 붙인 지하수는 캠프 에드워드 내 유류저장소 옆 지하수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파 놓은 일종의 우물인 관측정에서 떠 올린 것이다.

이날 오염실태 조사를 맡은 한국농촌공사 실무자가 계측기의 센서가 달린 줄자를 관측정에 넣어본 후 “이곳에 고인 지하수 위로 1m 두께의 기름 띠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이경재·고희선 의원(한나라당), 단병호 의원(민주노동당)들이 관측정에서 떠올린 지하수에 라이터 불을 대자마자 불이 활활 타올랐다.

캠프 에드워드는 한·미주둔군 지위협정에 따라 미군이 반환한 23개 기지 중 하나.

이곳만이 아니다.

아시아 최대의 미군기지가 있던 필리핀 수비크 만(해군)과 앙헬레스 시(공군)도 1992년 미군이 철수한 뒤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곳은 특별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개발을 위해 땅을 파는 곳마다 폐유, 중금속, 석면 등에 오염된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환된 우리나라 미군기지 중 일부 지역은 도로용도로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하도 기름으로 오염돼 있어 길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제주지역은 해군기지 유치 찬·반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제각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사기지 유치와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공사규모가 아니라 환경오염 문제다.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라고들 말한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나라가 적이나 아군을 떠나 손잡고 해결하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청정 제주에 해군기지 유치와 관련해 찬반논쟁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하느냐는 점이다.

그런데 일반 시민이 보기에는 해군기지 유치와 관련된 제대로운 정보가 부족하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등이 다른 지역 내 해군기지를 탐방했다고 한다.

탐방할 때 최소한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들이 같이 갔는지도 궁금하다.

최소한 군항과 군항 주변 바다의 퇴적물을 채취하고 이를 군항이 없는 지역의 퇴적물과 비교해 발표한 것을 못 봤기 때문이다.

퇴적물이 어떻게 다르고 어느 정도 오염됐는지를 발표해야 한다. 또한 차이점이 없다면 그것을 또 도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만약에 오염됐다면 몇 년에 걸쳐 어느 정도 오염됐는지도 도민들은 알아야 한다.

무작정 찬성,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기초적인 정보를 가진 상태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철저한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오염 여부 또는 오염의 정도 여부 등을 파악해야 한다.

군항과 군항이 아닌 곳의 바다의 퇴적물을 비교 조사 없이 해군기지 유치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하는 것은 상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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