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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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는 ‘자부상피’라고 같은 음이지만 뜻은 확연히 다른 한자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부상피(子婦相避)’다. 며느리와 정을 통한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자부상피(自斧傷皮)’다. 자기 도끼에 상처를 입는다는 의미다.

일제 강점기를 앞둔 1909년 7월 25일자 대한민보에는 나무를 찍으려고 도끼를 머리 위로 들었으나 도끼자루에서 빠져나간 도끼가 제 등을 내리 찍으려는 동양화가 이도영(李道榮)의 그림이 실렸다. 거기에는 ‘임 이완용(任 爾頑傭) 자부상피(自斧傷皮)’라는 글도 실렸다. 재주가 없는 품팔이에게 일을 맡겼더니 자기 도끼에 상처를 입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실상은 당시 권력자인 이완용에 대해 인신공격성 조롱을 가함으로써 그의 친일행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민중에게는 포복절도의 웃음을 선사한 촌철살인의 만평이었다.

▲이에 앞서 1909년 6월 2일자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이도영의 만평이 공식적인 한국 최초의 만화다. 만화는 대상의 내용이나 성격을 과장 또는 생략함으로써 인생이나 사회를 익살스럽고 간명하게 풍자 또는 비판하는 그림 형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만화는 1950년대를 전후해서야 서서히 만화시대가 열리게 된다. 1960년대는 만화방으로 대표되는 어린이만화 전성시대를 거쳐 1970년대 박수동의 ‘고인돌’과 같은 성인만화시대도 개막됐다. 1980년대에는 이현세의 ‘외인구단’이 성인독자들까지 만화방으로 끌어들이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국 만화의 최고판매부수를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만화시대의 개막은 경제적 여유가 생겨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다.

2000년대 들어서는 만화의 질과 위상도 높아졌다.

그 가운데 교과 지식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해주는 학습 만화 열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과학 학습만화인 ‘WHY?’ 시리즈가 최근 1000만부를 돌파했다.

비결은 과학지식과 모험적 이야기를 극적인 만화스토리에 적절히 결합시켜 부모와 아이들의 마음을 한꺼번에 사로잡은데 있다고 한다. 학습만화가 재미와 교양이란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만화 역시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적지 않다. 과장되거나 재미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정작 핵심적인 내용을 지나칠 수 있다. 보다 큰 걱정은 그림 없이 글로만 구성된 책읽기에 우리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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