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등정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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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요즘 주말이면 일상생활을 잊고 한가로운 마음으로 집을 떠나 오름을 오르고 있다.

오름을 오를 때면 자연을 만끽하고 건강을 위함도 있지만 친구와 선배 그리고 동료들이 있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있어 더욱 좋다. 혹자가 “오름은 제주사람에게 영원한 고향”이라고 적절한 표현을 했던가? 해질 무렵 외출한 어머니를 기다리며 바라보는 산으로만 기억했던 오름. 그곳에서 산열매를 따먹고 땔감을 구하는 등 나에겐 마음의 고향임이 틀림없다. 계절마다 바뀌는 오름의 모습을 보며 제주에서 태어난 제주사람인 것이 마음 뿌듯하다.

산봉우리의 굼부리가 마치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는 다랑쉬오름, 오름의 모양이 불교에서 스님들이 밥그릇으로 사용하는 바리와 같다고 해 이름 붙은 바리메오름, 오름 가운데 큰 흠통이 있는데 거기에 용이 누웠던 자리를 닮았다는 용눈이오름, 오름 모양새가 스님이 염불하는 모습에 비슷하고 오래 전 성불암이 있었다는 연유에서 불리어지고 있는 성불오름 등등 제주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오름이 368곳이나 있는데, 저마다 소담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찾는 이들에게 정겨움을 더해주고 있다.

오름 정상에 도달할 때마다 제각기 느낌이 다르다. 높아보이던 능선이 어느새 발아래 있을 때 성취감도 다르지만 가는 곳마다 탁 트인 전망은 정말 각양각색이어서 더욱 아름답다. 이름 모를 꽃과 나무도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고 온갖 새와 동물도 한가로운 풍경이다.

태고의 신비가 살아 숨쉬고 있는 제주의 오름들….

오름이란 의미는 기생화산으로 이루어진 독립된 산 또는 봉우리를 이르는 제주 방언이다. 그 어원은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인 ‘오르다’에서 명사형인 ‘오름’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름은 우리 제주인에게 촌락형성의 모태, 신앙의식의 터, 항쟁의 거점, 외침 때에는 통신망 구실 등으로 활용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목축의 근거지로써 활용되고 있어서 이제 오름은 오름을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제주인들에겐 그야말로 없어선 안 될 생활의 터전이 된지 오래다. 이제 오름은 오름을 사랑하는 이들이 아껴야 할 터이다.

<현태용 제주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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