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지지 않는 의혹…최대위기 봉착한 '국정 2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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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리 '성완종 메모' 등장 이어 '3천만원 전달' 주장 나와
"성완종과 인연 없다" 했지만 논란 계속…亡者와 진실공방
국정운영에도 차질…헌정사 최초로 현직 총리 검찰 출석 가능성
   
차에 오르는 이완구 국무총리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무회의를 마친 뒤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를 빠져 나가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직전 남긴 메모에서 이완구 총리 이름이 나온 데 이어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3천만원을 건넸다는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14일 공개되면서 '성완종발(發) 태풍'이 이 총리를 강타했다.

   

이 같은 주장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받은 적 없다"는 이 총리의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총리는 이미 망자(亡者)가 된 성 전 회장과 정치적·도덕적 명운을 걸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상황에 놓였다.

   

이 총리는 잇단 의혹에 휩싸이면서 적지않은 상처를 입게 된 것은 물론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총리직을 온전하게 수행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금품 수수가 드러나면 진퇴할 용의가 있느냐"는 새정치연합 이인영 의원의 질문에 "용의가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처음 의혹이 제기된 순간부터 성 전 회장과의 관계를 부인했다.

   

이 총리 측은 '성완종 메모'에 이 총리의 이름이 들어갔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10일 "성 전 회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리측은 특히 성 전 회장이 주도한 충청출신 모임인 '충청포럼'에 이 총리가 정치인 중에선 이례적으로 가입하지 않았고, 이 총리가 충남지사 시절엔 경남기업이 충남도를 상대로 소송을 한 점을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내세워왔다.

   

두 사람이 오래 전부터 각별한 사이였다는 세간의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이 총리가 석연치 않은 행보를 보이면서 논란은 확대재생산됐다.

   

무엇보다 이 총리가 태안군의회 의원들에게 15차례나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의 대화 내용을 추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사이에 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부풀어올랐다.

   

또 이 총리는 충청포럼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충청포럼이 총리 인준 과정에 이 총리를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 수천장을 충청지역에 내거는 등 이 총리를 적극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총리의 '오락가락' 해명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총리는 13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에서 "지난 2012년 12월 대선 당시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어서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당시 이 총리가 지원 유세에 참여했다는 사진이 공개돼 이 총리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당에서 충남 명예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2∼3차례 유세장에 갔지만 투병 중이어서 지원 유세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거짓말 논란' 으로 이어졌다.

   

논란의 결정판은 3천만원 금품수수 의혹이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3년 4월 재·보궐선거 때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로 가서 지원금 명목으로 3천만원을 줬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총리는 14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 총리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고,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어 결국 검찰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번 파문과 관련, '성역없는 수사'를 지시했고 이 총리 자신도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 총리는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총리가 검찰에 출두하는 '정치적 수모'를 겪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총리로서는 금품수수를 둘러싼 진실 여하를 떠나 이런 의혹이 제기된 자체만으로도 총리직 수행에 적지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리는 무엇보다도 총리 취임 직후 대국민담화를 직접 발표하며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자원외교비리·대기업 비자금 사건, 공직기강 확립 등을 진두지휘해왔다.

   

하지만 잇단 의혹제기로 인해 이런 국정 과제를 수행하는데 상당한 동력을 잃게 됐다는 지적이다.

   

혈액암이라는 생사의 경계를 넘어섰고, 인사청문회 고비를 돌파했던 이 총리가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로 보이는 '성완종 파문'의 파고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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