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설로드는 다음 토너먼트를 준비했다. 이번에는 게임이론가 뿐만 아니라 생물학, 물리학, 사회학 연구자들도 참여시켰다. 그리고 참여자에게 이전 게임 승자인 티포탯 전략을 자세히 설명해 새로운 전략을 짜도록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티포탯 전략이 또다시 승리했다. 액설로드는 “다른 전문가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관용의 미덕을 발휘하지 않은 것이 패인”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일반 국민에겐 생소한 이 티포탯 전략은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 쓰는 전략이라고 청와대가 자랑한 적이 있다. 2년전 당시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전략을 거론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감쌌다.
조 수석은 노 대통령의 미국, 일본, 북한에 대한 강온전략 구사를 예로 들면서 “처음에는 상대에게 양보, 협력을 했음에도 상대가 변하지 않으면 강경작전을 해왔다”며 여론에 따라 춤추는 대통령이 아니라 일관성 있는 지도자임을 거듭 강조했었다.
▲청와대의 표현대로라면 이달말 평양서 개최될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노대통령의 티포탯 전략의 결과다. 그러나 그 전체적인 모양새는 이 전략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북한이 벼랑외교에 의지해 핵개발이라는 극단으로 치달을 때에도 이 전략의 핵심인 ‘눈에는 눈’이라 할 수 있는 강경책을 구사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남북관계에서 한국이 북한에 끌려 다니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사실 남북관계 특수성을 감안하면 끌려 다니든, 끌어 오든 그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분명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 남북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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