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영어전용타운 정부 기본방안 확정에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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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제주 영어전용타운 기본방안이 이달 중에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기본방안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연내 개발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선다.

노무현 대통령의 검토 지시로 재정경제부가 지난해 12월 제주에 ‘영어특구’ 성격의 대규모 영어전용타운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8개월여 만에 세부 골격이 마련되는 셈이다.

정부의 제주 영어전용타운 조성 계획 발표는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제주도민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했고 노 대통령이 제주에 큰 선물을 줬다고 반겼다.

물론 참여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지만 시·군 통폐합의 고통을 삭이며 탄생한 특별자치도가 도민들의 기대에 못미치면서 영어전용타운은 이를 상쇄할 대안으로 인식됐다. 그도그럴것이 영어전용타운 사업의 기본 목표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영어능력 향상’, ‘영어 사교육비 절감 및 외화유출 억제’, ‘국가차원의 영어교육 체계 구축’ 등으로 국가차원에서 추진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내용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당시 정부는 영어권 국가의 소도시를 통째로 옮겨 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얻도록 제주 영어전용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구상도 제시했다.

교육비용도 해외 어학연수비용보다 저렴하게 함으로써 해외 유학 및 어학연수 수요를 흡수하고 서민·중산층 자녀에 대해서는 보다 저렴한 비용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지난 2월 발표된 정부의 기본구상안은 영어전용타운내 초등학교 192개 학급, 중학교 120개 학급, 고등학교는 48개 학급 규모로 설립하고 학생수는 초등학교 4800명, 중학교 3000명, 고등학교 1200명 등 9000명 이상으로 함으로써 전국 학생의 0.1% 이상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구체적 운영계획도 밝혔다.

그런데 지난달에 정부의 영어전용타운 태스크포스(TF)팀이 영어전용타운내 학교를 국립이 아니라 공립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주사회가 뒤숭숭하다.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유덕상 환경부지사 등이 교육부총리 등을 만나 국립학교 설립·운영을 강력히 촉구했으나 학교 운영방식은 아직까지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제주 영어전용타운 기본방안 확정을 앞두고 제주도민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제주 영어전용타운내 초·중·고의 운영형태를 국립이나 공립, 또는 사립으로 하느냐에 따라 모두 각각의 장·단점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와 도교육청은 전국적으로 학생을 선발, 영어전용타운내 초·중·고에서 영어수업을 받도록 하는 것이 당초의 정부계획인데 지자체와 도교육청 산하에 있는 공립학교로는 이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가 재정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공립학교로 운영될 경우 최소 200억원에서 최대 1840억원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비확보가 용이치 않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영어전용타운 1단계 사업에서 민자 투자액이 9640억~1조1280억원, 2단계 사업비 2500억원 이상 전액을 민자유치로 해결한다는 것이 정부 복안인데 과연 공립학교로 추진되는 영어전용타운에 막대한 민간투자가 이뤄지겠느냐하는 것도 의문이다.

노 대통령과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키면서 국방과 외교, 사법권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넘겨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2단계 제도개선이 이뤄진 현 시점에서도 법인세 인하, 도 전역 면세화, 항공자유화 등 이른바 특별자치도 핵심과제인 ‘빅3’ 조차 어느 것 하나 충분히 도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 없다. 따라서 영어전용타운도 용두사미로 전락한다면 참여정부가 제주도민들에게 어떤 정권으로 기억될 것인지는 삼척동자 짐작하고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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