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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시인·수필가
   

열어 보자, 활짝.

 

향긋함이 다가선다. 싱그러운 신록이 창을 통해 들고나는 소통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이참에 마음의 창도 한껏 열어 보자. 활짝 열어젖뜨리면 공기가 한꺼번에 들어오고 방안의 묵어 눅은 공기도 한꺼번에 밖으로 빠져나간다. 들숨과 날숨의 환기다. 창을 여는 정도에 따라 들고 나는 공기의 양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창은 종류에 따라 그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

 

장식이 없는 일반 창문, 미닫이, 여닫이, 액자 모양의 프레임형, 격자, 패널, 갤러리 창문…. 용도와 형태에 따라 붙은 이름도 다양하다.

 

창은 일방통행이냐 쌍방통행이냐에 따라 또한 그 모습이 투명하거나 불투명한 것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안에서 잘 보이지만 밖에선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불투명창이 있는가 하면, 안에서나 밖에서나 똑같이 보이는 투명한 창도 있다. 남의 시선을 차단하거나 프라이버시를 간접적으로 보장 받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떻거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정감이 넘치는 창이 있는가 하면 무겁고 조잡하고 답답한 형태의 창도 있다.

 

그럼 창의 채광은 어떤가.

 

크기와 모양에 따라 창을 통해 들어오는 채광의 양도 다르다.

 

초가집 문풍지를 통해 들고 나는 햇살은 따스함은 물론이요 가족들이 얘기의 꽃을 피우는 모습까지 연상되니 정겹다.

 

자동차의 문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투명한 창은 탁 트인다. 하지만 선팅은 다르다. 농도의 차이에 따라 보거나 보이는 것은 사뭇 달라진다. 짙은 선팅은 운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고 교통전문기관의 연구보고서가 말하고 있다. 짙은 선팅을 한 차량은 갑자기 사람이 뛰어드는 경우에 돌발 상황에 반응하는 시간이 30%이상 늦어진다고 한다. 시커먼 유리창 뒤에 숨은 난폭 운전자가 차량을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선팅에도 순기능이 있다는 반론도 없지는 않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심리학자 조하리는 자아를 들여다보며 네 가지의 창으로 설명했다.

 

나도 알고 남도 아는 창, 열린 창. 나는 알고 남은 모르는 창, 숨겨진 창. 나는 모르고 남은 아는 창, 보이지 않는 창.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창, 암흑의 창이다.

 

5월의 창, 사랑하는 마음이 열린다. 가정의 달이기에 감사하는 마음들이 모인다. 은혜로운 달이기에.

 

사랑스러운 가족 식구들과 어르신과 젊은이,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서로 공경하고 존경하며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가슴 터놓고 얘기해 보자. 어려워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이 아닌가. 남이 열어 주기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아기에게 가슴을 열듯 자신을 들여다보는 ‘열린 창’ 그것을 넓혀 나가는 것이 바로 소통의 길임을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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