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자연과 자원을 보전하는 개발이 실제로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도민 주체의 개발을 전제로 하고 있어 수려한 자연경관을 훼손한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를 테면 한라산.일출봉.산방산과 천지연.천제연.정방폭포 등 생태환경 자체가 자원인 관광지를 훼손한 개발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경관에 상처를 내는 개발일 경우 설사 국제자유도시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다 해도 도민들이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유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일은 자칫 잊고 지나칠 수 있는 분야다. 오히려 환경 훼손은 전 도민이 감시자의 입장에 있어 별 문제가 없을 테지만 명분뿐인 향토문화 보전이 더 걱정이다.
고유문화 역시 값진 관광자원이다. 관광객 수용 및 이용시설은 형태만 약간씩 다를 뿐 세계 유명 관광지마다 갖춰져 있다. 하지만 향토문화는 그 지역만 갖고 있는 독특한 관광자원이다.
혹시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이 대규모 호텔과 위락시설 및 물류.첨단산업시설 유치 등 현대적 국제관광도시 위주의 개발로 나가는 것이라면 곤란하다. 반드시 제주 선인들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향토문화를 보전하고 관광상품화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미 본도 의.식.주 관련 고유문화는 정평이 나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은 물론 유.무형문화재 및 민속자료 등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재가 수두룩하다.
특히 유형문화재는 영구 보전이 가능하지만 갓일, 민요, 해녀노래 등 무형문화재는 전승자를 보호하지 않으면 자료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 명인(名人).명장(名匠) 등 각 부분의 전통기술.기능 보유자를 찾아내 보호하고 육성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현재 정부가 선정한 도내 명장이 석공예 부문 2명뿐이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명인.명장의 육성은 국제관광지 상징품인 토산품 등 고유상품 개발 차원에서도 절대 필요하다. 향토문화 집중 전승에도 눈을 돌리는 국제자유도시 개발이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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