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의견>열매솎기는 감귤 제 값 받는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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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진 박사·제주발전연구원



올해 감귤농사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장마철을 보내고 나면 병해충 방제 등이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감귤의 품질을 높여 상품화하는 일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불량감귤 열매솎기는 FTA 등 시장개방에 적극 대응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감귤을 시장에 내놓아 제값을 받음으로써 일 년 동안 고생한 보람을 거둬야 한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감귤생산량은 약 66만 톤 내외로 7만 t가량의 불량감귤을 솎아내야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물량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감귤 출하량이 감귤제값받기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최근 몇 년 동안의 조수입 변동만 보아도 알 수 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평균 3700억 원 수준이었던 것이 2004년부터는 6000억 원 대로 급신장되었다. 이전 5년 평균에 비하여 무려 7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최근 3년 연속 감귤제값받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유통명령제로 불량감귤을 격리하여 유통조절에 힘썼다는 점과 함께 봄철에 이루어진 간벌과 불량감귤 열매솎기를 통해 고품질 감귤을 소비자에게 제공했다는 점이다.

이는 열매솎기가 감귤 제값받기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농민들 스스로 체득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감귤농가들이 하면 된다는 공감대와 함께 무임승차를 스스로 차단해내는 강한 의지만 있으면 일 년 감귤농사의 결실을 알차게 빚어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세계농업환경의 변화가 가져오는 도도한 물결에 농민들 스스로 공격적인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는 제주농업의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간 제주의 감귤산업은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가격을 웬만큼 받아낼 수 있다”는 안일한 자세가 팽배하여 왔다. 즉, 지금까지 제주감귤의 독점적 입지가 어느 정도 소비시장에서 통용되었으나 이제 상황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계속되는 국가간 무역협정과 시장개방은 외국산 오렌지를 비롯하여 다양한 과일들이 물밀듯이 국내시장을 파고드는 상황에서 ‘그저 물건을 내놓기만 하면 된다’는 사고는 자멸을 초래하고 말 것이다.

고품질 상품만이 소비자의 선택과 소득 보장을 받을 수 있음은 우리 모두 잘 아는 사실이다. 이를 알면서도 적극 대처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시장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잉생산이 우려되는 올해산 감귤에 열매솎기는 너무나 자명하다. 일 년 감귤농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열매솎기는 마지막 점을 찍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자세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마지막까지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완성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미 체득한 우리의 경험을 십분 살려 불량감귤을 솎아내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도 감귤제값 받는 열쇠의 기쁨으로 환한 얼굴모습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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