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최대잠복기' 9일 넘긴 확진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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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잠복 기간 벗어나 발병한 증거 없다"
"최대잠복기 23일로 늘리는 것 고려해야" 의견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MERS-CoV)의 최대 잠복기(14일)를 훨씬 넘겨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또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재 14일을 기준으로 설정돼 있는 격리기간·병원 폐쇄 기간 등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22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71번 환자(60·여)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시점은 지난달 27∼29일로 추정된다.

   

가족과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가 14번 환자(35)에게서 바이러스를 옮은 것으로 보인다.

   

추정대로라면 이 환자는 바이러스 노출에서 확진까지 23일이나 걸렸다. 최대 잠복기보다 9일이 더 걸린 것이다.

   

증상 발현일을 기준으로 해도 의구심은 해결되지 않는다.

   

이 환자는 이달 9∼11일께 미열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당시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다시 발열 증세가 나타난 17일 채취한 검체에서 확진 판정(21일)이 나왔다. 이날을 기준으로 해도 최대 잠복기보다 닷새나 늦는다.

   

대청병원 간병인인 172번 환자(61·여) 역시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후 확진까지 최대 잠복기 이상이 소요됐다.

   

이 환자는 이달 1일 바이러스에 노출됐는데 21일이 돼서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이 이 환자는 방역 당국이 바이러스 노출 시점을 오판해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상황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또다시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메르스 바이러스가 잠복 기간을 벗어나 발병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71번 환자는 최초 미열이 발생했던 9∼11일을 발병 시기로 보면 잠복기 14일 내가 들어맞는다고 설명한다. 당시 검사가 음성이 나온 것은 지병 탓에 객담 채취가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172번 환자 역시 확진 판정은 21일이었지만 발병 시점은 15일이라고 대책본부는 설명했다.

   

증상이 발현하고 확진까지 시간이 소요된 탓에 메르스가 잠복기보다 늦게 발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 격리 기간이나 병원 집중관리 기간을 조정하는 안도 당장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방역 당국은 밝혔다.

   

그러나 격리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계속 나오고 있다.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낸 한국CRO(임상시험대행기관)협회 이영작 회장은 "질병의 잠복기간은 대체적으로 수학적인 지수 분포를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메르스가 최대 잠복기 14일을 지나 발생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평균 잠복기간이 4.7일이라면 14일 후에 발병할 확률이 5% 정도"라며 "5일을 평균 잠복기라고 가정하고, 발병 확률이 1% 미만이 되는 시점을 최대 잠복기간이라고 한다면 최대 잠복기를 23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현재 3천명 정도인 자가격리자의 격리 기간을 23일로 늘리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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