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도 긴 1초(秒)의 소중함
짧고도 긴 1초(秒)의 소중함
  • 조문욱 기자
  • 승인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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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펜싱 개인전 준결승전.

 

우리나라의 신아람 선수와 독일의 브리타 하이테만은 연장전 1초를 앞두고 점수는 팽팽한 5-5였다.

 

신아람은 프리오리테(우선권)을 갖고 있어 1초만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면 결승전 진출이 유력했었다.

 

전광판 시계가 멈췄으나 심판은 독일 선수에게 네 번이나 거듭 공격권을 주었다.

 

신아람은 필사적으로 막아냈지만 네 번째 공격은 막지 못했다. 시간은 1초에 머물러 더 이상 흐르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멈춰버린 1초’ 때문에 신아람의 결승행은 좌절되고 말았다.

 

승리의 기쁨을 맛보려는 순간 멈춰버린 1초로 인해 억울하게 패한 신아람. 신아람 선수에게 당시의 1초가 얼마나 길게 느껴졌을까?

 

지난 1일은 1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날이었다. 4년에 한 번씩 2월에 하루가 더 생기는 윤달이 있듯 그날 오전 9시에 1초가 더 생기는 윤초(閏秒)가 시행됐다.

 

눈깜짝할 사이에 흘러가는 1초, 그 1초는 세슘 원자에서 방출된 파장이 91억9263만1770번 진동하는 시간이다.

 

윤초는 세슘 원자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삼는 원자시와 실제 지구의 자전에 의한 천문시 사이의 오차 때문에 발생한다.

 

천문학자들이 천문시와 원자시의 오차가 0.9초 이상 되면 윤초를 시행해 세계협정시를 1초 앞당기거나 늦추는데, 이날 윤초는 2012년 7월 1일 이후 3년 만에 시행된 것이며 1972년 처음 실시된 이래 지금까지 모두 26차례가 시행됐다.

 

공짜로 얻어낸 1초라는 시간. 이 1초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1초 동안 지구촌에서 신생아 4명이 탄생하고 번개는 100번치며 물 16억t이 증발한다. 야구경기에서 1초는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의 배트를 맞고 다시 투수에게 날아오는 시간이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1초에 30km 움직이며 벌은 무려 200번의 날갯짓을 한다. 재채기 할 때 튀어나온 침은 공기저항만 없다면 무려 100m까지 날아가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국민여가활동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6시간, 휴일 5.8시간으로 이 시간 동안 국민들이 가장 많이 한 여가활동은 TV시청이 51.4%로 1위였고 인터넷-SNS(11.5%)가 뒤를 이었는데 경제적 부담과 시간부족 등의 이유로 생산적인 활동보다는 시간 보내기식의 소극적인 휴식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꼭지를 제대로 잠그지 않아 물을 낭비하듯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 간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우선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를 충실히 보내야 한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저축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오늘이라는 시간을 충실히, 유용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내일이라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시간은 생명이며 우리 삶의 원동력으로, 그 귀중한 것을 우리는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 봐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를 충실히 보내야 하며 그 하루에 의미와 보람을 갖고 살아야 한다.

 

고전 영화 빠삐용에서 빠삐용은 꿈 속에 나타난 심판관에게 자기는 사람을 죽인 일도 없고 떳떳하게 살아왔다고 항변한다.

 

이에 심판관은 “너는 법을 어기지 않았지만 인생을 허비한 죄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죄”라고 지적했다.

 

1초는 인식조차 못하는 사이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일수도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오늘 우리가 보낸 하루는 낭비되지 않고 나의 목표에 맞게 충실히 지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