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 수십명으로 알려졌던 사망자 수에 비하면 10여 배나 불어난 셈이다. 그러나 그 수는 조사가 진행될수록 점점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사망자 수가 200명이 될지, 400명 이상이 될지, 아직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어떻든 단순 방화사건이 순식간에 640여 명의 사상자와 실종자를 낸 대참사로 이어진 것은 피해자 본인과 유족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아픔이다.
우선 정부는 신속한 사후처리로 사고 책임이 있는 자들을 가려내 엄단함은 물론, 시신의 신원 확인, 희생자 및 유족에 대한 보상과 생계대책 등을 최대한 마련해 주어야 한다. 부상자들 중에도 정신적, 신체적 피해 정도가 큰 경우에는 지원책이 있어야 될 줄 안다. 그리고 불에 탄 시설들도 조속히 복구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수많은 유족들을 정부의 힘만으로 위로해 주고 감싸 주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산 사정 때문에 충분한 보상이 어려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기관만으로 슬픔을 나눠갖기에도 그 상처가 너무 크고, 넓고, 깊다. 정부가 사고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유족돕기와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온 국민의 각별한 온정이 더욱 요구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미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고, 위로의 말과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모든 국민은 유족들의 슬픔과 아픔을 더 많이 나눠 가져야 한다.
그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더 아물게 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위로의 말도 중요하거니와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십시일반(十匙一飯) 성금을 보내 주어 그들의 어려운 처지를 도와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유족들에게는 누구나 애끓는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다. 아내.장모.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속으로 뛰어들어 승객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은 살신성인(殺身成仁)도 있다. 우리가 한푼 두푼 애도의 성금을 모아 보내 주었을 때 유족들의 깊은 상처와 슬픔도 반감되어 치유가 빠를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동참해주기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