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계섬문화축제 실패...2회 만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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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경제적 효과.관광객 유치 미흡
   
제주도가 한때 대형 대표축제 육성의 꿈을 키우며 1998년 막을 올린 ‘제주 세계섬문화축제’는 3년 후인 2001년 2회 행사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01년 5월 19일부터 6월 17일까지 제주시 오라관광지구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세계 27개국 35개 지역에서 570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제주일보는 5월 19일 자 1면에서 ‘세계섬문화축제 오늘 개막’ 제하로 30일간의 대장정을 예고했고, 전날 전야제로 치러진 화려한 불꽃놀이 사진을 게재했다.

제주일보는 그러나 5월 20일 자 축제 개막일 표정 보도를 통해 ‘첫날부터 환불 소동’ 등 부실한 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외국 공연 절반 이상이 취소돼 관람객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여행사들은 다른 코스로 일정을 대체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단일 축제로는 도내에서 가장 큰 국제적 규모의 축제였지만 행사가 끝난 후 ‘실패한 축제’ 오명을 들으며 막을 내려야 했다.

이에 앞서 제1회 행사는 1998년 7월 18일부터 8월 13일까지 아시아·태평양 25개국 28개 섬에서 870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축제는 세계 섬 간의 연대와 섬과 대륙의 연대를 통한 국제적 문화관광의 활성화, 제주문화의 발전, 지역경제의 활성화, 지역주민의 문화적 자긍심 고취 및 여가문화 생활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민속공연과 춤 배우기, 전통결혼식, 전통가옥 체험 등이 마련됐다.

그런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은 데다 기획력 부족, 기획사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실패한 축제’ 논란이 제기됐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2001년 7월 이후 2003년 11월까지 외부 용역, 도민 설문조사, 도민 대토론회 등을 실시하면서 축제 존폐 의견을 수렴한 끝에 당초 2004년에 계획된 제3회 축제 폐지 결정을 내리기에 이른다.

실제로 예산 투입은 1회 행사 124억원(국비 48억원, 도비 28억원, 시비 5억원, 자부담 43억원), 2회 행사 90억원(국비 28억5000만원, 도비 31억5000만원, 자부담 3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관람객 수는 1회 44만1000명에서 2회 26만3000명으로 줄었고, 대부분 도민들만 행사장을 찾은 가운데 관광객 유입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외국 참가팀의 초청 경비를 전액 부담하면서도 일회성 공연 위주로 전락했고, 제주의 독창적인 이미지를 살리는 데도 실패했다는 비판도 받아야 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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