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속셈 두고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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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준. 전 제주문인협회장/작가
고구려 관련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하던 중에 마침 중앙의 어느 문학단체에서 고구려 유적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중국을 다녀왔다.

사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우리나라 상고사는 일제의 식민사관에 의해 조작된 역사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고구려 역사가 중국과 일본에 의해 심각하게 왜곡되었다는 것은 자료를 분석하는 중에 알게 된 사실이다. 일본은 만주와 한반도 식민 지배를 광개토대왕비를 훼손하면서까지 합리화 하려 했다.

중국은 4000년 전의 황하문명을 아시아 최초의 문명이라 주장했고 우리의 역사 교과서에서도 세계 4대 문명발상지로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발해만 위쪽 옛 고구려 땅의 유적을 발굴하면서 황하문명보다 1000년이나 빠른 신석기 시대에 환인이 세운 환국이라는 나라의 흥륭와(興隆?)문화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환웅이 세운 배달국에 홍산(紅山)문화가 있었다는 것이 1954년에야 알려졌다. 홍산은 내몽골 동북쪽의 붉은 산을 말하는데 여기서 신석기 시대 유물과 청동기, 옥기 등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중국의 유물과 다른 동이족의 문화였다. 중국의 조상인 한족은 자신 이외의 주변 국가들을 다 오랑캐라고 하여 폄훼하며 우리 선조를 동이라 하였지만, 우리는 밝달 또는 배달족이었다. 해가 비치는 땅이라는 뜻으로 조선이라는 말과 같다.

일본은 단군신화를 신화이기 때문 역사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홍산문화 속에 버젓이 그 유물이 남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그 당시에는 몰랐다. 또한 우리의 역사를 한반도 내로 한정시키기 위해 역사서에 남아 있는 한사군의 위치를 대동강을 중심으로 비정 했고 강단사학자들은 교과서에 그대로 적었다. 하지만 중국의 고대 역사서를 번역 분석한 결과 그 위치가 환국과 배달국, 단군조선과 고구려가 자리 잡았던 압록강 북쪽 만주를 포함한 홍산문화 권역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동이족의 문화가 황하문명의 뿌리였고, 고구려가 북경까지 지배했던 사실들이 중국의 고대 역사서에서 드러나자 우리의 역사를 빼앗아 자신들의 역사로 둔갑시키기 위한 게 2002년부터 시작된 동북공정이다. 즉 부여, 고구려, 발해가 활동했던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등 동북3성의 역사를 당시 중국정부의 통치하에 있던 지방정부의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게 ‘동북변경의 역사와 현상에 대한 연속 연구공정’이다. 땅을 빼앗더니 민족의 혼이 담긴 역사마저 갈취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한 중국의 낮 두꺼운 민낯의 단편을 이번 여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만 봐 왔던 그 웅장한 광개토대왕릉은 간 곳이 없고 무너져 내린 돌무더기와 내부를 지탱하던 얼굴만 한 돌덩이가 빠져 내려 관광로 발아래까지 나뒹구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 배달민족의 웅혼한 기상의 상징인 이 적석층 왕릉 중간의 돌들을 빼내며 훼손하기 시작했고 세월의 흐름에 서서히 무너져 내려 앉았다. 그걸 보수하거나 복구할 의사는 전혀 없어보였다.

오히려 그 역사의 증거물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그 유적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으려고 준비해 간 현수막을 펼치려 했으나 그것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현수막을 펼치면 기백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가이드의 말에 동북공정이 진행형임을 실감했다. 이런 실정을 우리나라 관리들은 알고 있을 텐데 무얼 하고 있는 건가? 중국인들의 땅 투기가 한창이다. 후세 어떤 결과를 가져 올 것이란 걸 정말 모르지는 않을 텐데 어쩌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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