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과 농업안전보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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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정.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예로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업은 우리 삶의 중심이자 나라 살림의 근간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이런 의미가 점점 퇴색해 가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다행히 최근에는 귀농 바람이 불며 농업에 대한 다양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제주도를 유네스코 3관왕을 통해 인정받은,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진 관광지로만 인식하고 신선한 해산물, 육질이 맛난 흑돼지, 그리고 감귤 정도의 특산물을 가진 섬으로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제주야 말로 농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제주 지역의 경지 면적은 대부분 밭이긴 하지만 전국의 3.7%에 달하고, 농업인구는 어업인구보다 많아 전체 인구의 20% 가량으로 전국 평균의 3배에 이르고 있다.

전국 대비 특화된 작물로는 양배추, 마늘, 무, 당근, 감자, 콩 등이 있고, 특히 구좌 지역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체 길이가 2만2000㎞에 이르는 밭담은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될 만큼 우리 제주는 전통적으로 농업 친화적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농업은 광업 및 건설업과 더불어 가장 위험한 직업 중 하나로 손상의 발생률과 중증도가 타 직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에서는 농촌진흥청에서 전국 농가 중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농업인의 업무상 질병 및 손상조사를 시행하여 격년마다 질병과 손상 조사 결과를 각각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1만여 개의 표본가구에 제주 지역은 제외되어 있어 제주 지역 농업인의 질병이나 손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조사되거나 알려진 바가 없다.

농업안전보건센터는 ‘농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하여 농업인의 질환 및 업무상 손상의 원인 규명과 관련 연구와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전국 권역 중심으로 7개 센터가 지정되었으며, 호흡기계 질환, 허리·상·하지 근골격계 질환, 일광·자외선 노출 질환, 농약중독 질환, 감염성 질환 등에 대해 연구 및 예방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사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인 제주 지역 김우남 의원이 2010년 대표 발의하여 제정되었으나 정작 농업 비중이 큰 제주 지역에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 마지막 농업안전보건센터 사업에 김 위원장과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 등이 유치에 나서고 제주대학교병원이 지원하여 우리 제주에도 이제야 농업안전보건센터가 자리 잡게 되었다.

제주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는 농업인 질환 및 손상 중 높은 빈도를 차지하지만 상대적으로 관련 연구가 부족한 농업인 작업 손상을 중심으로 사업을 수행하게 되며, 앞으로 제주 지역의 농업인 작업 손상의 규모를 파악하고 손상 기전 및 원인 같은 역학적 특성을 평가하며 손상으로 인한 부담을 측정하여 농업인 손상 환자의 예방, 치료, 재활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농업인 손상을 포괄적으로 관리하여 제주 지역에 안전한 농업 환경을 구축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농업안전보건센터를 통해 모두가 제주의 농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작게는 제주 지역 농업인의 안전으로 시작하여 크게는 세계안전도시 제주를 완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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