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림추색(橘林秋色)과 ‘귤로장생’
귤림추색(橘林秋色)과 ‘귤로장생’
  • 김재범 기자
  • 승인 2015.09.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추석(27일)을 앞두고 차례상에 올릴 감귤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표정은 비교적 밝아 보인다.

가격 폭락으로 한숨을 지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음 달부터 출하될 노지감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중간상인에 거래되는 노지감귤 밭떼기 거래 가격은 서귀포시지역에서 3000~3500원(3.75㎏ 기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농가 수취 가격으로 괜찮은 수준이다. 노지감귤 가격이 호조세를 보였던 2013년과도 비슷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생산 예상량이 작년보다 소폭 줄어드는 데다 기상 여건이 좋아 당도가 높아지는 등 품질이 좋아졌고, 강한 바람 등에 의한 상처과나 병해충도 줄었기 때문이다.

하우스감귤 도매시장 가격도 추석을 앞둔 이달 들어 작년보다 10%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 위축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지 않는 이상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수년간 소득 증대에 기여했던 노지감귤 가격이 지난해처럼 급락했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잦은 비 날씨 등으로 품질이 예전에 미치지 못했고, 부패과와 비상품 일부가 시장으로 유통,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더구나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노지감귤 출하 시기를 앞두고 품질 기준 규격을 11단계에서 5단계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 혼선을 주는 사이 비상품인 1번과가 홍수 출하한 점도 한몫했다.

이로 인해 노지감귤 조수입은 2010년산 4052억원, 2011년산 4324억원, 2012년산 4550억원, 2013년산 5264억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2014년산 3435억원으로 급감했다.

다행히 올해는 농가 스스로 비상품인 소과를 줄이기 위해 열매 솎기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5일 노지감귤 출하 이후 농가와 생산자단체, 행정당국이 품질 관리, 적정 출하, 비상품의 가공용 수매 및 시장 격리 등에 힘을 모으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또 행정이 주도했던 ‘제주감귤 구조혁신 계획’도 지난 5월 발표된 후 농가의 반발을 샀지만 지난달 세부 실행 계획을 만들기까지 폭넓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논란이 조기에 봉합됐다.

물론 아직도 상당수 농가나 생산자단체 등에서 ‘제주감귤 구조혁신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고, 실제 시행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되는 점도 없지 않지만 올해는 그 위기를 넘겼다.

제주도가 추진했던 가공용 감귤 수매 가격 지원 제도는 5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폐지하도록 하면서도 올해는 지난해처럼 가공업체 부담(㎏당 110원) 외에 제주도가 50원을 보전하기로 했다. 가공용 감귤 규격도 올해는 종전처럼 비상품 규격을 모두 포함시켰다.

특히 올해는 제주도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제주감귤연합회가 수년간 공들여온 통합브랜드와 감귤 기념일을 제정, 시행에 나서는 첫해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통합브랜드는 ‘귤로장생’으로 정해졌다. 귤과 불로장생을 합친 단어로 ‘제주감귤을 많이 먹으면 장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의 ‘불로초’, ‘황제’ 등 개별 브랜드도 3년간은 병행 표기된다.

감귤 데이(Day)는 12월 1일이다. ‘겨울철(12월) 1등(1일) 과일 감귤’ 의미를 담았다. 또 12브릭스의 높은 당도와 1% 미만의 산도를 가진 제주감귤, 12월부터 넘버원 과일, 비타민C가 풍부해서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에 우수해 건강 챙기는 일등 과일의 뜻도 포함된다.

제주의 뛰어난 경승지를 일컫는 ‘영주 10경’의 하나인 귤림추색(橘林秋色)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제주 섬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탐스런 감귤 열매만큼 농가들도 달콤한 돈맛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재범.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