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힐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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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
   
공부(工夫)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명사로써 ‘일꾼’이라는 뜻이요 또 다른 하나는 동사로써 ‘일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일이 없다는 것은 공부가 중단되었다는 것이니 우리는 흔히 일없는 사람을 ‘백수(白手)’라고 부른다. 백수로 산다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니다. 한없이 공허롭고 맥이 빠지는 가장 힘든 삶이다. 따라서 사람에게는 반드시 어떠한 일이 있어야 한다. 일 없는 일의 삶은 마치 길 없는 산길을 헤매는 것이요 나침반이 없이 망망한 바다를 떠도는 것과 다름이 없다.

공부는 또 한 노동이 아니라 호기심이다. 갓 태어난 망아지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겨우 일어서서 어미의 젖꼭지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탐색하는 것과 같다.

공부는 그 내용이 교육(education)이다. 교육은 누가 누구에게 뭔가를 전달하는 것인데 그 방법은 기실 피교육자의 안에 잠들어 있는 것을 끌어내는(educe) 것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교육은 감동을 주는 것이어야 하고 주고받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이며 깨달음이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협력 개발기구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상위권의 교육열과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국가가 되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대학진학은 6% 이하였으며 1970년대 말에 겨우 20%를 넘었었다. 그러던 것이 오늘날 한국의 대학진학율은 80%를 넘기는 수준으로 급상승하였다.

어디 그 뿐인가, 지난 10월 12일을 기점으로 우리는 유네스코에 13개의 세계기록유산문화재를 보유하는 국가가 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곧 ‘KBS 이산가족찾기’프로그램(1983년)이 세계인이 기억하는 세계문화재로 등재된 것이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100세 장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 가를 말이다. 이제 무한경쟁의 시대는 끝났다. 서로가 서로를 경쟁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서로 분산된 힘을 모아야 하는 융합(融合)의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 오늘날 학교에서 사라진 교사의 학습권을 되돌려주고 집집마다 가훈(家訓)을 만들어 자녀들의 가정교육을 철저히 수행하고 대학은 대학으로서의 젊은이들의 미래를 열어주는 산학연구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요즘 흔히 회자되고 있는 ‘오포(五抛), 칠포(七抛)시대’라는 말을 사라지게 해야 한다. 세상에 이럴 수는 없다. 한참 피끓는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거기에다 취업과 주택 마련을 포기해야 하며, 또한 ‘인간관계와 꿈’까지 포기해야 한다고 하니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말이다. 이는 역사에도 없던 일이다. 젊은이들만 무능하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어른들의 책임도 크다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은 공동의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은 시험감독이 없다고 들었다. 왜냐하면 미국을 이끌고 나아갈 지도자들인데 감독을 통한 피능동적(수동적)교육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 그 대신 양심선서에 사인을 하고 시험을 치르게 한다고 한다. 우리는 바로 이런 교육을 깨우쳐주지 못하였다. 이제라도 우리 전 국민들이 힐링하는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힐링은 치유로써 잘못된 몸과 마음의 균형과 조화를 바로잡는 것이다. 치료는 의사의 몫이지만 치유는 우리의 몫이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 각자가 “나는 힐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말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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