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마약를 잘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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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가로등이나 외등의 불빛에 달려들어 광란의 춤을 즐기다가 무참히 산화되는 부나비처럼 불법적 마약에 의한 행복감과 흩어지는 담배 연기 속에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연소시키고 이슬처럼 사라질려는 사람들이 많다.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에 애정이라는 것이 싹트지 않는다. 도파민을 ‘사랑과 창조의 호르몬’이라고 칭한다. 일상생활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고, 멋진 감동과 쾌감을 느끼고, 지적인 희열을 맛보는 것은 ‘감동의 샘’이라고 할 수 있는 도파민 덕분이다.


페닐에틸아민은 사랑에 빠졌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화학적 측면에서 페닐에틸아민은 스피드와 엑스터시(ecstasy)와 같은 불법 마약의 주성분인 암페타민(amphetamine)계열에 속한다.


우리 몸속의 ‘화학적 사랑의 화살’은 불법적 마약과 달리 체내 생산물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페닐에틸아민에 의해 합법적으로 마약에 취하는 것이다.


인체의 능력은 무한하다. 인체 내에서 다양한 각성제가 제조되고 있다. 즉, 인체는 합법적으로 마약까지 생산하는 거대한 화학공장의 구실도 한다.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알면 불법적인 마약에 접근할 필요가 없다.
영화의 한 장면으로 두 사람의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넘쳐흐르는 순간을 바라볼 때가 있다. 그 살기를 조성하는 것은 노르아드레날린이다. 물론 화난 사람이 분노를 터뜨리고 독기를 뿜는 것도 이의 작용이다.


이의 성분은 도파민 이상으로 강렬하여 독성만 비교하면, 자연계에서 복어와 뱀의 독 다음으로 강력하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뇌내 물질 중 각성작용이 뛰어나다.


그래서 이 호르몬은 극한 상황에서는 전투 호르몬으로 변신한다. 이것은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량 분비되는 특성이 있어 순식간에 전신이 전투 준비 태세에 돌입할 수 있다.


이는 평소에는 적당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활력소 역할을 한다.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가 시작되는 아침에 눈을 뜨고, 이의 분비가 감소하는 밤에는 안온하게 잠드는 것이다. 이것은 심신을 활성화하고 각성작용을 하면서 수면과 심신의 기운을 관리하는 ‘생명 리듬의 뿌리’이다.


우리는 다양한 아픔과 고통을 극복·승화시키면서 삶을 영위한다. 이처럼 불굴의 신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마약과 같은 성질을 지닌 수많은 뇌내 물질 덕택이다. 이들 중에 가장 강력한 진통작용을 하는 것이 베타엔도르핀이다.


엔도르핀은 인체에서 생성되는 ‘내인성 모르핀’이라는 의미이며, 이의 효과는 약품 모르핀(morphine)의 10배 정도 된다. 이처럼 인체에서 생성되는 마약 덕분에 산모는 분만시에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어린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마약에 노출되는 셈이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누구나 마약에 중독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상상력을 갈망하는 예술가는 마약이나 환각상태의 유혹에 더욱  빠지기 쉬울 것이다.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 불후의 명작을 통해 인간의 원죄의식과 신성을 묘사한 러시아의 대 문호 도스토옙스키도 말년에 마약중독에 시달렸으며 인간의 본능 속으로 추락했다.


인간은 그의 유혹을 극복·승화시키기 위해 인체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반응을 과학적 바탕에서 생각해야 된다. 또한 우리는 각고의 노력과 정신적 수양으로 뇌에 있는 마약 신경계를 적절히 활용하면 불법적 마약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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