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엄마 모습이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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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전문 강사>

외출했다 돌아왔더니 중 2 아들이 넌지시 뭘 내민다. 뭔가 하고 봤더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 한 권이다. 속지에는 ‘작은 아들이 주는 엄마의 44번째 생일 선물! 엄마! 책 읽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라고 적어놓기까지 했다. 감동이다.


책 읽는 모임에서 이 책을 읽을 거라고 지나는 말로 했었는데 그걸 기억했다가 마련해준 아들의 살뜰함이 느껴진다. 다른 어떤 책보다 더 잘 읽어질 것 같고, 오래 보관하고 싶은 책이 되었다. 인문학 모임에 오신 어느 어머니의 아들 자랑이다. 하지만 이런 자랑을 얼마든지 해도 된다. 어머니도 아들도 모두 멋있다.


자식교육의 반은 좋은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해도 될만큼 독서를 강조하는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었다. 그래서 자녀들이 어릴 때는 도서관에 같이 다니며 아이들과 책을 읽기도 하고 빌려오기도 한다.


그러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잘 읽게 되면서는 관심이 조금씩 옅어진다. 거기다 학원이다 숙제다 해서 바쁜 아이들 스케줄 때문에 독서가 우선 순위에서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고학년이 되어가면서 읽는 책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어려워지다보면 부모님의 관심도 조금씩 옅어지면서 같이 읽으려는 의지도 점점 사라져버린다.


마음 속으로만 ‘우리 아이가 책을 읽어야 할 텐데...’ 하다 그만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버린다. 그 사이에 아이들 또한 ‘책을 읽어야 할 텐데...’ 하면서 중학생이 되고 중간고사를 치르고 기말 고사를 치르고 방학 특강을 받다보면 한 학년이 지나고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어간다. 이게 독서 문화의 현실이다.
“아이들이 책을 잘 읽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고 질문하는 분들이 계신다. 답은 간단하다. 단지 실천하기가 조금 힘들 뿐!


그림책과 놀게 하는 것부터 독서교육의 시작이다. 그 다음 엄마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림책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그러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내내 어머니나 아버지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그러면 책 읽지 말라고 해도 저절로 책을 손에 들고 읽는 자녀가 된다.


학부모들과 함께 어린이 독서교육에 대한 강의를 오랫동안 해왔다. 그러면 지금쯤은 다 책 읽는 가정 분위기가 되어있으리라고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안읽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고 시작한 것이 인문학 읽기 모임이다. 적어도 부모가 책을 읽다보면 자녀들도 읽게 되고 그러다 보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달라질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 중 한 분의 아들이 ‘어머니의 책 읽는 모습이 보기좋다’고 선물한 책 한 권! 얼마나 귀한 마음인가! 그 책을 가진 어머니는 세상에 어떤 보석을 가진 것보다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우리는 부러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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