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빠이고 싶다
나도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빠이고 싶다
  • 조문욱 기자
  • 승인 2015.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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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TV에 아빠와 아이가 함께 출연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함께 노는 프로그램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배우와 방송인, 스포츠맨인 아빠와 어린 아이가 함께 출연한다.

아빠는 자신의 아이를 재우고. 입히고, 먹이는 등 아이를 돌보는 일종의 육아프로그램이다. 때로는 식당에서, 놀이공원에서, 운동장에서 아이와 함께 하루 종일 노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직장인들은 TV속에 나오는 아빠가 그저 부러울 뿐이다.

하루 종일 자신의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 놀아 주고 출연료도 받으니 일석이조요 금상첨화인 셈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을 보는 아이들 역시 TV속 아이들이 엄청 부러울 것이다. 아빠가 하루 종일 함께 놀아주니 말이다.

TV브라운관 밖 현실 속의 아빠들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아빠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6분으로 OECD 회원국 중 꼴찌로 나타났다.

OECD의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짧았다. OECD 평균은 151분이다.

특히 한국 아빠가 아이와의 교감 시간은 하루 6분으로 OECD 국가 중 최단이며 OECD 평균 47분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공부를 가르쳐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3분이고, 신체적으로 돌봐주는 시간 역시 3분에 불과했다.

이 세상에 어느 아빠가 자신의 분신(分身)인 자식을 무릎 위에 앉혀 재롱을 보고, 함께 놀아주고, 책 읽어주고 싶지 않겠는가.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면 창의력이 높아지고, 뇌 발달에 도움이 되고, 감수성이 좋아지면서 사회성이 높아진다’ 등의 명심보감(明心寶鑑) 같은 말을 모르는 아빠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다. 아이와 함께 하고 싶어도 직장생활에 치여서 아이와 놀아 줄 수 없는 것이다.

OECD가 지난 2일 지난해 주요국 연평균 근로시간을 공개했다.

한국 근로자의 1인 평균 노동시간은 2124시간으로 멕시코 2327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 근로자들은 OECD 회원국 평균근로시간 1770시간 보다 354시간(주당 평균 6.8시간) 더 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는 독일로 1371시간, 한국인이 8개월 일한 것과 같은 수준으로 한국인은 독일인보다 연간 4개월 더 일하는 셈이다.

이처럼 선진국 근로자보다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또한 일주일에 며칠은 ‘회식도 근무의 연장선’이라며 저녁 술자리를 하다보면, 주말에는 심신이 파김치가 돼 아이와 놀아 주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렇듯 한국인의 일반적인 아빠들은 휴가도 제대로 못가면서 아이들이 아침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출근하고, 아이가 잠든 후에 퇴근한다.

이렇게 아이의 잠든 모습만 보던 아빠들 사이에서는 “어느 날 아이 얼굴을 보니 몰라 볼 정도로 훌쩍 자라 있더라”라는 농담 섞인 말이 오가고 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아빠들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속의 아빠가 되고 싶어 한다.

아이와 함께 캠핑장에서 야영하고, 낚시하고, 공놀이 하면서 하루 종일 놀면서 출연료도 받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는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지금은 자기와 놀아 주지 않는 아빠가 야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 커서, 자신들이 학교생활 잘 하고, 잘 자고, 잘 먹을 수 있었던 것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에 열심히 매달린 아빠의 덕이란 것을 깨달을 것이다.

조문욱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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