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테러 현장르포 '계엄령' 내려진듯…밤새 사이렌 소리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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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클랑 극장은 샤를리 에브도와 불과 500m 거리…최악참사에 시민들 '경악'

주말을 앞둔 금요일인 13일 밤(현지시간)에서 토요일인 14일 새벽까지 프랑스 파리는 경찰차와 소방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붉은 경광등 불빛으로 요란했다.

   

파리 시내·외 6곳에서 터진 사상 최악의 동시 다발 테러로 최소 120명이 사망하면서 파리는 사실상 계엄령이 내려진 도시를 방불케 했다.

   

테러와 뒤이은 인질극이 끝난 지 약 2시간가량 흐른 14일 새벽 3시께 파리 시내 11구에 있는 콘서트 홀 바타클랑 극장 주변은 무장 경찰로 가득 차 있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마뉘엘 발스 총리 등이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난 바타클랑 테러 현장을 방문한 직후였다.

   

이 극장은 13일 밤 검은 옷을 입고 AK-47 소총으로 무장한 테러범들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한 현장이다.

   

총기 난사 후 테러범들은 인질을 잡고 새벽 1시께까지 2시간 넘게 인질극을 벌이면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범인 가운데 최소 4명이 제압됐다.

   

총성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새벽 극장 주변에는 파리 시내 모든 경찰차를 다 동원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경찰차가 늘어서 있었다.

   

극장 주변 대로에는 100m 이상씩 경찰 승합차들이 줄을 지어 있었으며 일반 차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차량을 통제하면서 통행 차량을 다른 방향으로 인도했다.

   

2인 1조로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은 방탄복을 착용하고 자동 소총을 들고 있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는 노란 통제선을 설치해 일반인의 출입을 막았다.

   

또 철제 바리케이드로 빈틈없이 극장 주변을 에워쌌다. 극장으로 향하는 작은 골목에도 어김없이 경찰 통제선이 그어졌다.
   

통제선 안에 있는 경찰관들은 분주히 극장 주변을 오가면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통제선 밖에는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수십 여명의 시민과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주민은 "오후 10시가 되기 조금 전에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리고 뛰어가는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경찰이 총격 사건이 있으니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희생자들이 대부분 젊은이였는데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바타클랑 주변에 사는 일부 주민은 사건으로 출입이 통제되는 바람에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콘서트 홀인 바타클랑에서는 주로 일렉트릭과 메탈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곳이어서 파리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다.

   

현장에 있던 프랑스 기자에게 "아시아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묻자 "여기는 관광지가 아니고 파리 젊은이들이 찾는 곳이라 희생자 가운데 관광객은 없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날 테러가 발생한 바타클랑 극장은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테러를 저지른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와 불과 500m가량 떨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파리 시민은 왜 또 이런 테러가 터졌느냐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친구와 함께 새벽까지 현장을 지켜보던 마디라는 이름의 흑인 소녀는 "테러범들은 인간이 아니다"면서 "끔찍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바타클랑 극장 주변뿐 아니라 파리 시내 주요 시설에도 경찰뿐 아니라 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돼 마치 계엄이 내려진 도시처럼 느껴졌다.

   

상원 앞에서는 3인 1조로 군복에 방탄복을 착용하고 철모를 쓴 군인들이 소총을 들고 순찰을 하고 있었으며 시내 곳곳에서도 경찰뿐 아니라 군인이 눈에 띄었다.

   

테러 참사 직후 프랑스 정부는 경찰력 이외에 별도로 1천500여 명의 군병력을 테러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사랑의 도시' 파리에 새벽이 밝아와도 테러의 어두운 그림자는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교통 신호를 무시한 채 어디론가 급히 달리는 경찰차들의 사이렌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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