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앞당긴 폐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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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대란은 이미 6~7년 전부터 예고돼 있었다. 사과, 배 등 기존 경쟁 과실 외에 딸기.토마토.참외 등 새로운 겨울 과일들이 등장, 감귤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농산물 수입 개방으로 미국산 수입 오렌지가 가세했고, 머지않아 중국.칠레산 감귤이 밀려 들어오게 돼 있다. 내우외환이다.

오늘날의 감귤 해법은 유통개선, 수출, 판촉.홍보 등 대증요법에 있지 않고, 제주도의 산업 재편성이라는 근본적인 방향 전환에 있다. 이것을 실현하지 못하면 종국에는 농촌 전체가 제풀에 도산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 감귤대란이 예고된 오래 전부터 대증요법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을 산업재편 쪽에 투입했더라면 이번과 같은 난리는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산업 재편의 한 축인 감귤원의 폐원사업은 그래서 적극 장려할 만한 정책이며, 재배농가 또한 협조해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폐원신청 농가의 희망을 일부분밖에 수용하지 못한 때문이다. 만약 폐원 첫 연도부터 적지 부적지를 불문하고, 이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면 감귤대란은 막았을지 모른다.

뒤늦게나마 제주도가 당초 2010년까지 5000㏊를 폐원키로 한 계획을 2005년까지로 5년 앞당기는 한편, 올해 폐원 신청 물량 1226㏊를 전면 수용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제주도가 2005년까지 5000㏊ 폐원을 끝으로 이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희망자가 있는 한, 폐원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도내 전체 감귤원 2만5000여 ㏊를, 많아도 1만5000여 ㏊로 줄여야 한다. 아마 중국산 등 제2, 제3의 수입감귤이 국내시장을 덮치게 되면 이 정도의 면적도 너무 넓을 수 있다.

제주도는 2분의 1 간벌운동으로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다. 1, 2년 혹은 3년 정도는 품질 향상과 감산효과가 있겠지만 그 이상이 되면 도리어 간벌 전보다 증산된다는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제 감귤대란은 몇 번의 경험만으로 충분하다. 다시 올해와 같은 대란이 일어난다면 큰 우(愚)를 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미 늦었지만 제주산업, 특히 감귤산업의 재편 문제를 하루 속히 연구해서 용단을 내려야 할 때다. 생산 예상량, 유통 구조, 판촉.홍보, 수출 문제 시비 등 대증요법만을 처방할 시기는 벌써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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