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파티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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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전문 강사>

초등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후 처음으로 생일파티에 초대받았다. 어머니는 가야할까를 망설이다 다른 친구들도 많이 온다니까 가기로 결정을 내렸고 막상 가보니 거의 한 반 전체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와 있음을 보고 놀랐다. 그런데 잘 놀던 아들이 여자아이 머리를 잡아당겨 여자아이가 울어버리는 문제가 생겼다. 아들은 여자아이가 쫓아다니며 놀려서 발로 차고 싶었지만 참고 머리를 잡아당겼다고 말한다. 다른 친구들이 자기 아들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하는 모습과 모든 어머니들이 지켜보는 것이 무척 당황스러운 어머니는 아들에게 억지 사과를 하게하고 서둘러 돌아오며 다시는 생일파티에 가지 말자고 아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1학년 어머니들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단지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그랬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같았다. 이럴 때, 부모의 지혜가 참 필요하다.


첫째, 자식이 사과하는 것은 그 부분에 대해서 만이지 내 자식 자체가 부정 당하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친구들에게 사과를 강요받는 것이 불편했다. 그래서 곧 자신에게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더욱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아이들은 놀다가 그럴 수 있고 그럴 때 아들에게 좀 더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아들에게, 그 여자아이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확인한 후, 서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찾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에 서로 사과하고 다시 사이좋게 놀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면 같이 놀고, 기분이 좋지 않다면 거기서 끝내어도 되었다. 그래야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 내 아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해보자. 어머니에게 중요한 것은 어머니 기분이 상했다는 것이 아니다. 아들이 친구 생일파티에 처음으로 참가했는데 이렇게 끝내버리면 안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되도록 문제를 가볍게 여기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단, 다시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게 짚어주기만 하면 된다. 여자아이가 계속 놀려서 발로 차지 않고 참다가 머리를 잡아당겼다고 말한다면 아이 감정도 공감해주면서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면 된다. 이럴 때 감정코칭이 필요하다.


“화가 많이 나서 그런 건 알지만 그래도 여자친구의 머리를 잡아당기는 것은 좀 그래. 그렇게 행동으로 말고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네 기분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엄마는 우리 00가 친구들이 화나게 했다고 금방 화내는 사람이기보다는 참고, 배려하고 이겨내는 사람이기를 기대하거든. 다음엔 그럴 수 있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 감정을 읽어주고 좀 더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부모가 내 아이 학교생활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지름길을 가르치는 셈이다. 그러면 아이의 발걸음은 내일을 향해 힘차게 내딛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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