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부름을 받고 꽃다운 나이에 순직한 53명의 영령들이여 영면하소서.”
특수전사령부가 주최한 봉황새 작전 34기 추모식이 5일 제주시 관음사광장 충혼공원 특전사위령탑에서 장경석 특전사령관(육군 중장)과 유족, 특전사 장병, 특전동지회 및 전우회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 사령관은 추도사에서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 정신을 이어받아 34년 전 순직한 53명의 장병들은 하늘의 수호신이 됐다”며 “성스러운 군인의 길을 갔던 선배들과 유족들이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세계 최강, 필승의 특전부대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장 사령관은 온영애씨(82·서귀포시) 등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식에 참석했다.
온씨는 아들인 고(故) 시태일 상사(당시 28세)의 순직 소식을 접한 후 1986년 서울 생활을 접고 제주에서 30년째 살고 있다.
이날 추모식은 호국 영령에 대한 경례와 헌화, 분향, 묵념,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1982년 2월 5일 제주공항 새 활주로 준공식에 참석한 대통령의 경호와 외곽 경비를 위해 제주로 오던 공군 수송기(C123)가 한라산 해발 1060m ‘개미등’에 추락, 특전사 707부대 46명과 공군 5명, 기무부대 2명 등 53명 장병 전원이 순직했다.
전시가 아닌 평상시에 가장 많은 장병이 순직한 군용기 추락 사건은 한 때 침투 임무를 위한 특수훈련 중 발생한 사고로 알려졌다가 나중에는 대통령 경호를 위한 ‘봉황새 작전’으로 밝혔다.
관음사광장에 설치된 위령탑은 2008년 현충시설로 지정됐고, 기체의 잔해와 유류품을 모은 유품함과 C123 수송기 모형을 설치하는 등 추모 공원이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