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잠자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라
평화롭게 잠자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라
  • 제주신보
  • 승인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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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경제부장
파경(破鏡)은 글자 그대로 거울을 깨뜨린다는 뜻이다.

부부가 좋지 않은 일로 결별하거나 이혼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원래의 뜻은 헤어진 부부가 다시 합칠 것을 기약하는 의미로 현재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뜻이다.

옛날 중국의 한 관리가 전쟁으로 아내와 헤어지게 되자 거울을 두 쪽으로 깨뜨린 후 한 쪽을 아내에게 주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전쟁으로 헤어졌던 이 부부는 우여곡절 끝에 재결합하게 됐다.

이처럼 파경은 헤어질 때 다시 만난 것을 기약하는 징표였으나 현실에서는 부부 금실이 좋지 않아 헤어지는 이혼의 뜻으로 쓰인다.

오늘 날 이처럼 파경을 맞는 부부가 많다.

얼마 전 통계청이 2015년도 대한민국 혼인과 이혼에 대한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통계 결과 제주지역의 조이혼률(1년간 발생한 총 이혼건수를 당해 연도의 인구로 나눈 수치를 1000분율로 나타낸 것)은 2.4건으로 전국서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 한 해 제주지역 이혼건수는 1447건으로 전년도인 2014년 1530건에 비해 83건이 줄었지만 제주지역 이혼율이 여전히 전국 최상위권이다.

결코 자랑스럽지 못한 기록이다.

특히 외국인과의 이혼한 비중은 제주가 전국서 가장 높았다.

제주서 외국인과의 이혼건수는 2013년 138건, 2014년 137건, 2015년 145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외국인과의 이혼 비중은 10.0%로 전국서 가장 높았다.

한때 서로밖에 보이지 않고, 죽고 못살겠다고 사랑한다며 성스러운 혼례를 치른 부부들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지고, 서로에게 소원해지며 뜨겁게 불살랐던 사랑의 열정이 식어지고, 마음마저 멀어지며 ‘백년해로의 약속’을 내팽겨 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이혼이 꼭 나쁘다고 만은 할 수 없다.

연애할 때는 상대 이성의 매력을 ‘나에게는 없는 것’에서 찾는다고 하는데, 결혼 후 살아가다 보니 ‘나와의 다름’이 이질감으로 느껴지고 그 이질감이 이해수준을 넘어서면서 둘 사이의 틈이 생긴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상대를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의 감정은 이미 식은 상태서 매일 치고 받으며 사느니 차라리 이혼이 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혼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가장 큰 책임은 바로 자녀 양육이다.

최근 인천 11살 어린이 아동학대 탈출 사건, 부천초등생 아동학대·사체훼손 사건, 목사와 계모의 딸 시신 방치 사건, 원영이 계모 사건 등 전국 곳곳에서 끔찍하다 못해 엽기적인 아동학대 사건들 대부분이 이혼부부 가정에서 발생했다.

이같은 아동학대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자 법원은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모가 이혼하려면 아동학대방지교육을 받도록 했다.

구타는 물론, 폭언과 방임 등 정서적 폭력도 아동학대라는 점을 이혼 부모에게 가르칠 계획이다.

물론 부모가 이혼 후 서로 다른 짝을 찾아 새롭게 꾸민 가정에서도 자녀들이행복하게 자라는 사례도 많다. 때문에 부모의 이혼이 곧 아동학대로 이어진다고 하는 것은 아주 단순하고도 잘못된 생각이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 보듯 이혼 가정에서 아동학대 발생 우려가 높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부부는 이혼 후 남남이 돼 서로를 외면하며 또 다른 삶을 살면 그만이지만, 그 둘 사이의 자녀는 자칫 평생 지워지지 않는 고통의 늪에 빠질 위험이 있다.

자녀는 부모가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이다.

부모는 자신들의 자녀를 사랑의 보금자리에서 올바르고, 행복하게, 건강하게 키워야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거듭 명심해야 한다.

오늘 밤 잠 자는 자녀의 얼굴을 바라보라.

이 보다 더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