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골목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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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조시인

지난 4월 초 아내와 함께 대구로 갔다. 큰애도 보고, 경산에 사는 절친한 친구부부와 대구를 기점으로 여행을 하기 위해서다. 이틀에 걸쳐 운문사, 반구대암각화, 팔공산 등을 찾았다. 마지막 날은 대구 중구 근대로(路) 지역으로 갔다.

 

대한제국을 경제적으로 지배하려는 속셈을 가진 일본에 의해 지게 된 나라 빚을 국민의 힘으로 갚기 위한 애국운동으로 한국기부문화 일 번지 국채보상운동기념관과 빼앗긴 들에서 민족혼을 일깨운 이상화 고택을 관람했다. 그리고 진골목으로 들어섰다.  


대구에 볼 게 뭐 있기나 하나?' 생각했던 여행객들도 도심 한복판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근대문화유산을 직접 둘러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왜냐면 그 시절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단장한 관광지가 아닌, 좁은 골목길과 일상의 공간들, 그리고 소박한 것들이 전하는 삶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다면 그것이 여행을 통한 진짜 배움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최근 몇 년 사이 대구 도심을 찾는 여행자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대구 근대골목의 매력에 흠뻑 빠진 여행자들이 전하는 입소문에 더해 지난 2012년 ‘한국관광의 별’ 장애물 없는 관광자원 부문과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명성까지 얻었기 때문이리라.


100여 미터도 안 되는 이 진골목엔 대구 100년의 풍경과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다. 철조망이 둘러쳐진 빛바랜 담장, 1947년 개원한 대구 최초 정소아과 의원은 간판만 그대로 남아 골목을 지키고 있다. 옛집 그대로 꾸민 식당들. 유명한 미도다방에서 차 한 잔 마시는 행복감도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한복을 입은 여인이 옛날과자 한 접시를 들고 인사를 하며 탁자 위에 놓는다. 주인 정인숙 마담이다. 손님은 거의 노년층이다.

 

1982년 문을 열고 오늘 날까지 그 모습 그대로 당시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다방 벽면에는 문인과 예술가들이 기증한 작품들이 빽빽하다. 다방이 아니라 갤러리라 해도 되겠다. 대구의 저명한 예술가, 정치인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래서 명소(名所)로 뜨고 있다.


제주도도 근래 들어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책이 추진되고 되고 있다. 그러나   구도심을 살리기 보다는 개발을 통해 오래된 집과 골목을 허물어 버리면서 문화유적과 문화 창조 공간의 입지를 좁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하는 점도 있다. 그래서 불럭 특성에 맞는 제주 근대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는 돌담과 돌담집이 있는 골목을 조성한다면 꽤 인기 있는 골목길로 부상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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