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기다리는 교사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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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현 아라중 새내기 교사, 포부와 고민 밝혀
포심 잃지 않고 아이들 변화 지켜보는 교육의 꿈

스승의 날을 사흘 앞둔 11일. 제주시 아라중학교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준비하던 이진현(30)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과 한데 어울려 운동장을 뛰는데 언뜻 보면 누가 학생인지 모를 정도로 앳된 모습이 있다.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열정을 가득 품은 새내기 교사에게 그의 꿈과 고민을 물었다.


아이들은 야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주심을 맡은 학생이 ‘아웃’을 외치자 아이들이 ‘아웃 아니다’며 아우성이다. 울상인 주심에게 이 교사가 뛰어가더니 “주심이 아웃이라고 하면 아웃인거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아이들은 일제히 조용해진다.


“수업에서 32명 아이들에게 교사는 저 딱 한 명이잖아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게 교사로서의 보람과 고민 아닐까요?”


기자가 어떤 점이 가장 힘든 지를 묻자 “여자 반 체육 수업을 진행하는 게 힘들다”며 “여자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 어떻게 대해야할지 정말 막막합니다”라고 웃었다.


“화도 내긴 하지만 무서운 분위기로 억지로 끌고 가려고 하진 않아요. 안 그래도 체육 시간을 안 좋아하는 여학생들이 많은데 체육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지 않거든요”


대신 그는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며 정렬 대신 원형 대열로 자유롭게 서서 시작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평가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중1부터 고입이 내신 성적에 의해 결정되다 보니 실기 교과목의 평가에도 많이 예민하다”며 “내심 학부모들의 항의가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하루는 자기네들끼리 시끄럽게 떠드는 여자아이들을 화가 나서 쳐다보다 가만히 멀리 가 있었더니 아이들이 쭈뼛쭈뼛 다가오더라”며 교사로서의 보람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조금씩 변하는 아이들을 보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면서 “교사들이 교육적 꿈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다정기자 dajungy@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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