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창 지도하는 93세 안창습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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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방과후학교 활성화 유공자로 교육감 표창

“한산~~섬~다알~밝은~~밤에”


18일 제주시 조천읍 북촌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시조창을 가르치는 93세 안창습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낭랑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 할아버지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북촌초 방과후학교에서 시조창을 무료로 지도해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7일에는 2016년 방과후학교 활성화 유공자로 선정돼 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1924년생이라 만으로 92세고 원래 93세예요”라고 말하시는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크고 힘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1995년 노인대학에서 시조창을 배운 뒤 시조창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후 2003년에 이웃집 자매가 시조창을 가르쳐달라고 해서 지도하던 것이 또 다른 집에서도 부탁을 하고 점점 학생들이 늘어나 2004년부터는 집에서 아이들을 모아 지도를 해왔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모든 연도와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일기장을 매일 쓰기 때문에 다 알아요. 북촌초에서 시조창 지도를 한 건 2005년 4월 4월이지”


개인적으로 지도하던 아이들이 시조 경창 대회에서 자꾸 상을 타오자 북촌초에서 할아버지께 방과후학교 수업을 부탁했다.


전교생이 80명인 학교에서 현재 18명의 아이들이 시조창 방과후활동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1,2 학년 아이들이 얼마나 재미있어하고 잘 따라하는 지 몰라요. 작년엔 유치원 아이들까지 25명이 시조창을 불렀어”라고 흐뭇하게 말했다.


시조창 수업을 살짝 엿보았다. 할아버지의 대막대기가 지휘봉처럼 움직이자 거기에 맞춰 아이들의 소리도 떨렸다.


“허송~~~세월, 여기서는 돌맹이 떨어지듯이 탁! 떨어뜨려야해”


할아버지는 오는 10월 탐라문화원에서 열리는 시조 경창 대회에서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고 기대했다. 아이의 성장에서 보람을 느끼는 그에게서 참교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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