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지중화 프로젝트 백지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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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아름다운 자연은 제주의 매력이자 생명이다. 제주인의 모태인 한라산, 올망졸망 오름군락, 곶자왈 환상숲, 청정 바다와 해안선. ‘보물섬’ 제주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자연자산이다. 그런데 이를 해치는 ‘옥에 티’가 있다. 바로 송전탑과 그를 거미줄처렴 연결한 전깃줄이다. 누구라도 느끼겠지만, 탁 트인 자연에서 그를 보노라면 아쉬움을 넘어 탄식이 나온다. 저게 없다면 자연경관이 끝내줄텐데.

하지만 문명의 실핏줄인 송전탑과 전깃줄을 없앨수는 없다. 우리 생활에 있어 전기는 공기와도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답은 달리 없다. 그 시설들이 땅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친화적 지중화가 그 해법이다.

제주도정이 ‘제주 경관보전 특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도내 송ㆍ배전선로 7636㎞ 가운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에 설치된 533.65㎞(송전 9.45㎞, 배전 443.2㎞) 구간을 5년간 단계별로 땅속에 묻는 사업이다. 물론 그 당위에 이론이 없다. 제주의 미래적 가치를 위해 반드시 그래야 하고, 원희룡 도정이 지향하고 있는 ‘자연ㆍ문화ㆍ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를 위해서도 그러하다.

하지만 사업은 실로 난망하다.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경관 보전 지중화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사업비가 7944억원(국비 3972억, 지방비 1589억, 한국전력 2383억)에 이른다. 지방자치단체와 한전의 부담은 그렇다 치더라도, 4000억원에 가까운 국비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아닌게 아니라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고 한다. 과다한 예산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서다. 게다가 문제는 국비 확보의 근거가 되는 관련 특별법안이 19대 국회 폐원과 함께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는 점이다. 제주로선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세계자연유산 제주에서의 경관 보전 지중화는 절실하다. 도정이 종합적인 계획아래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서 이를 풀어갔으면 한다. 중앙 절충을 강화해 제도적 지원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지만, 경관보전 지중화에 중단 없는 추진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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