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인간답지 못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갈수록 도덕성의 해이로 비인간화 되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 사회가 인간답지 못하게 되어간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성장을 하고 짝을 만나 결혼을 해서 살아가는 것이 정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 성장 배경과 성격이 다른 남녀가 만나서 함께 살다보면 크고 작은 의견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혼 전에 몇 년을 연애하고 사귀다가 서로를 ‘최고의 짝’이라고 생각하며 꿈을 꾸었지만 많은 부부는 실망을 하면서 살아간다.
옛날부터 우리 사회에는 부부 화락을 표현하는 좋은 글이 많다. 남편이 노래하면 부인이 따라한다는 ‘부창부수’, 평생을 함께 늙어간다는 ‘백년해로’, 하늘이 정해준 배우자라는 ‘천정배필’ 등이 있다. 이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면서 살아간다면 서로 갈등이란 없을 것이다. 허나 살아가면서 부부 싸움은 있게 마련이다. 상대에게 막말을 하는 언동은 피할 일이다. 배우자에게 손찌검은 습관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배기정 시인의 ‘부부사이’ 시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가깝고도 먼 것이 부부사이/ 밉고도 고운 것이 부부사이/ 변덕 많은 것이 부부사이/ 따귀 맞고 고소하는 것이 부부사이/ 칼로 물 베는 것이 부부사이/ 촌수도 없는 것이 부부사이/ 알다가도 모를 것이 부부사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다. 남녀가 만나 부부로 사는 건 보통 인연이 아니다. 부부의 인연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이 긴 시간에서 기적으로 맺어진 것이다. 오랜 억겁의 인연이라야 부부로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어렵게 맺어지는 부부생활이지만 작금의 현실은 소중하고 애틋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쉽게 만나 결혼하고 살다가 또 너무 쉽게 갈라서기 때문이다.
지상 보도에 의하면 요즘 젊은이들이 이혼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본인들은 이혼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모든 일을 이해하고 참으려는 노력도 해보지 않고 너무 쉽게 이혼 결정을 하는 것 같다.
사실 남과 남이 만나 한 몸으로 사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부부갈등과 불화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부부의 개념을 오해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 많다. 부부는 흔히 일심동체라고 하지만 사실은 이심이체이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인데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한 뜻은 둘이서 하나가 된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부부는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이 아무리 못 믿을 세상이라지만 나를 믿어주고 사랑하며 행복을 향하여 함께 가야하는 것이 부부인 것이다. 사실 이심이체인 부부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사는 것이 현명한 삶이다. 부부는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한평생 동행하겠다는 약속이다.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을 때 행복한 부부가 되는 것이다.
화목한 가정은 부부가 함께 노력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애정이 있을 때 비로소 행복한 가정을 이룩할 수 있다고 본다.
인생 최대의 행복은 사는 동안 사랑을 나누며 살다가 ‘나는 당신을 만나서 참으로 행복 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