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소라의 성-여인 허리 같은 곡선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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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이 갖는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곡선과 직선에 의해 4면이 각각 다른 표정을 지으며 서귀포시 소정방폭포 인근 해안 절벽에 자리잡았다.

절벽의 암석과 같은 현무암으로 지어진 가운데 바다와 해안, 소나무 숲 등 주변은 건물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인 고(故) 김중업 선생(1922~1988)의 작품으로 1969년 12월 지상 2층(연면적 234㎡) 규모로 지어졌다.

제주시 용담동의 옛 제주대학 본관, 서귀포시 동홍동의 제주대학교 농학부 본부 건물 및 도서관, 수산학부 건물을 설계했지만 모두 철거되면서 김중업 선생이 남긴 작품은 ‘소라의 성’이 유일하다. 한국 근대건축의 소중한 유산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건물 남쪽으로는 별도의 지붕이 있는 발코니(로지아, loggia)가 조성됐고, 이 발코니를 지지하는 4개 기둥에는 제주 바다에서 나는 ‘몽돌’을 박아 포인트를 줬다.

한동안 개인에 의해 음식점으로 운영됐고 2003년 10월 재해위험지구에 포함됨에 따라 서귀포시가 2008년 7억9000만원을 들여 건물과 주변 토지를 매입,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 1층은 ㈔제주올레 안내센터로 사용됐고, 2층은 빈 공간으로 남아있었다.

서귀포시는 2015년 실시된 일대 해안절벽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 장기적인 안전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D등급’이 나옴에 따라 최근 건물 보수·보강공사에 들어갔다.

서귀포시는 이 건물이 근대건축물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판단에 따라 오는 7월까지 보수·보강공사를 마무리 해 8월부터 시민들의 독서 공간 또는 예술 작품 전시 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이왈종미술관, 소암기념관, 이중섭미술관 등 주변에 산재해 있는 문화공간과 연계한 복합 문화관광예술벨트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김중업 선생은 평양 출신으로 광복 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를 지냈고 1952년 한국 건축가로는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해 프랑스 파리에 있는 건축연구소에서 4년 동안 공부하고 귀국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재직하면서 한국의 모더니즘 건축에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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