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비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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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논설위원

정석비행장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소재 제동목장에 자리잡은 민간 비행장이다. 500만평 규모의 제동목장 내에 길이 2300m, 폭 45m의 활주로 1본과 길이 1500m, 폭 25m의 활주로 1본 등 총 2본의 교차활주로가 설치돼 있다. 높이 25m의 관제탑을 비롯해 주기장, 격납고, 자동 착륙 유도 장치 등도 갖춰 있다.

이 정도면 지금이라도 보잉 737 비행기를 띄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보잉 737은 최근 국내선 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주력 기종이다. 대형 여객기인 보잉 747의 착륙도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정석 다음에 ‘공항’ 이름을 붙이지 않을 뿐, 사실상 공항이나 다름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임시공항으로 지정됐던 이유다. 당시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 대 브라질 전을 관람하러 온 중국 방문객을 수송하기 위함이었다. 그해 6월 8일과 9일 중국 응원단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보잉 737이 착륙한 것이다. 2009년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정석비행장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정석비행장은 ‘제주 제2공항’ 얘기가 나올 때마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곤 했다. 요즘도 성산읍 신산ㆍ온평리 일대에 제2공항을 짓는 것보다 정석비행장을 활용하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적잖다. 환경 훼손, 부지 매입과 보상, 시간과 비용, 소음 공해, 땅투기, 지역민심 등 제반 여건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거다.

하지만 지난해 실시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의 후보지 평가에서 탈락했다. 공역, 기상, 환경 부문 등에서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정석비행장 북쪽에 부대오름, 부소오름 등이 있다. 이 오름을 절취하지 않으면 남쪽으로만 착륙해야 하는 ‘반쪽짜리 공항’에 그친다는 게다.

기존 제주공항과 공역이 겹치는 문제도 나왔다. 잦은 바람과 안개 일수 등도 입지 후보지 선정에 영향을 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이런 평가 내용을 공개했다. 한데도 여러 의문점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그래서 지난 25일 공식 츨범한 ‘제2공항 성산읍 반대 대책위’는 “허위ㆍ부실 용역”이라며 입지 재선정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현재로선 좁다면 좁은 제주에 3곳의 공항 존재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것도 1시간 안팎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게 된다. 그나저나 제주공항의 포화상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석비행장이 단지 비행 훈련 용도로만 쓰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만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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