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포츠 외교를 통해 인종갈등 해소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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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앞둬 제주출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무국 이혜영씨 ‘화제’
30년 전 이민 후 노스캐롤라이나대 졸업...2013년 입사 후 마케팅 매니저 활약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 리우 올림픽이 성큼 다가왔다. 각국 출전선수들 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가운데, IOC 사무국에 근무하고 있는 제주 출신 젊은이의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13년 5월 IOC 사무국에 입사해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이혜영(35·여)씨가 소식의 주인공이다. 혜영씨는 IOC 광고부 소속 TV·마케팅 매니저로 올림픽을 후원하거나 경기장 내 광고를 집행하려는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7월 달까지 한창 리우 올림픽에 후원하려는 기업, 각국 방송사, 현지 방송사 등과 광고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소식을 전해온 건 그의 아버지 이동수(62)씨. 그는 국제기구에 입사하고 싶은 고향 후배들에게 작은 지표를 전해주고자 본지로 연락을 취해왔다. 서귀포시 송산동 출신인 이동수씨는 30년 전 자녀들에게 전인적인 교육의 기회를 주기위해 부인 고순자(62)씨와 두 딸인 혜영, 지혜(32·여)씨와 함께 고향을 떠나 낯선 땅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정착했다. 그는 세탁소를 운영하며 밤낮으로 일하면서 자식들을 부족함 없이 뒷바라지하려 노력해 왔다.

 

이동수씨는 “혜영이가 제주 출신 최초로 IOC 사무국직원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향 후배들에게 해외로 눈을 돌려 취업 기회의 폭을 넓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연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동수씨로부터 딸을 키워낸 그간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이동수씨는 “딸이 제주 출신으로 국제기구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된 점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IOC에 가기까지 열심히 해 준 딸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씨는 “딸이 어렸을 때부터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춰 스펙을 쌓은 덕분에 IOC 직원이 될 수 있었다”면서 “딸은 IOC 직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아직도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명문 주립 노스캐롤라이나대학(채플힐) 국제학을 전공하고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한 그는 일찌감치 스포츠 외교관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이혜영씨는 스포츠가 인종, 언어, 문화에 관계없이 화합과 배려, 팀워크를 이룰 수 있단 중요성을 깨달았고, 이를 통해 스포츠외교에 대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동수씨는 “딸이 어린나이에 겪었던 인종차별 등이 유일하게 스포츠로 해소될 수 있다는 걸 체험한 탓에 스포츠를 좋아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스포츠 외교관의 꿈을 꾸게 된 것”이라면서 “국제학을 전공한 이유는 국제 관계를 먼저 이해해야 스포츠를 통한 국제 외교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학시절에는 대학농구, 럭비 대회 진행요원 등 관련 활동해 가며 꿈을 키워나갔다”면서 “졸업 후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글로벌 기업인 비자(VISA)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글로벌 프로모션 마케팅 기업 GMR에서 마케팅에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는데, 이때 쌓은 경험을 통해 IOC TV&마케팅 서비스(SA) 부서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틈틈이 한 외국어 공부도 IOC입사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입사 조건으로 영어는 필수, 불어·독어·이태리어·스페인어·중국어 등 2개 언어는 원어민 수준으로 실력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제기구에선 인턴쉽과 NGO와 같은 국제봉사 단체에서 봉사 활동 경험이 있으면 입사할 때 가산점이 주어지며 구술면접 때도 매우 유리하게 적용한다고 전했다. 또 IOC 홈페이지, 블로그를 수시로 드나들고, 시간 날 때마다 관련 자료를 수집해 IOC에 관한 모든 걸 머릿속에 넣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꿈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제 인터뷰가 고향 후배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 “훗날 혜영씨가 글로벌 스포츠마케팅 회사를 창업해 스포츠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언급했다”며“더 나아가 스포츠 외교를 통해 인종갈등을 해소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수씨에 따르면 IOC 사무국에서 한국인은 이혜영씨와 작년에 5년간 인턴십을 끝내고 입사한 서울출신 직원이 한명 있고 IOC 산하 장애인 올림픽 위원회 사무국에 한명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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