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왕이메오름-탐라국 삼신왕은 이곳서 무엇을 위해 기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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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라국 삼신왕이 찾아와 사흘 동안 기도를 드렸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로에 위치한 왕이메오름

굼부리·삼나무·능선 둘레길 등
코스 다양해 오르미들에 인기
한낮에도 햇빛 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은 여름 등반에 ‘으뜸’

 

탐라국 삼신왕이 찾아와 사흘 동안 기도를 드렸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왕이메를 찾았다.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로에 위치한 왕이메는 오름을 찾기도 쉽고, 오르기에 그리 힘이 들지도 않으면서 제주의 숲길과 오름의 진수를 모두 만끽할 수 있는 오름이다.


평화로에서 아덴힐·타미우스·나인브릿지CC 방향으로 진입 후 아덴힐 클럽을 바로 지나면 오른쪽에 세워진 오름 표지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이곳이 오름 초입이다.


이 오름은 먼 옛날 탐라국 삼신왕이 이 곳에 와서 사흘 동안 기도를 드렸다고 해서 오름 이름을 왕이메로 불리고 있다. 한자로는 왕이악(王伊岳), 왕이산(王伊山), 왕림악(王臨岳) 등으로 표기됐다.

▲ 왕이메오름은 굼부리 내부까지 들어가 오름의 속살을 느낄 수 있다.

적당한 곳에 주차 후 표지판을 따라 산길로 접어들면 곧바로 또 다른 안내판이 탐방객을 맞는다.


진입로에서 직진해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지만 왕이메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표시된 안내판을 따라 가는 것이 좋다.


20여 m 잡목을 헤쳐 나가면 곧게 뻗은 삼나무 숲길이 나온다. 이 삼나무 숲길만 걷는 것도 힐링이다.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굼부리’, ‘수직동굴’이라는 안내판이 탐방객의 다음 산행코스를 알려준다.


이 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어느새 정상이자, 굼부리(분화구)로 진입하는 길과 정상 능선을 한바퀴 도는 둘레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오름의 가장 큰 매력은 인공으로 조성된 길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길이고, 무엇보다 굼부리 내부까지 들어가 오름의 속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 높지 않아 쉽게 오른 오름이지만 굼부리 안으로 들어갈수록 과연 탐라국 삼신왕이 기도를 드렸을 만큼 산체가 웅장하고 숲의 울창함이 한 눈에 들어온다.


굼부리를 봤으니 되돌아와 이제는 정상 능선을 따라 오름을 한 바퀴 둘러 볼 차례.


이 오름은 대낮에도 빛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울창해 여름에 걷기에 딱 좋다. 하지만 외부조망은 없다. 숲의 정기를 몸으로 느끼며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연결된 정상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 새 탁 트인 곳이 나온다.


이 오름에서 유일하게 외부를 조망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멀리 산방산 등 제주 서남부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봉을 중심으로 정상 능선을 돌아가며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어깨를 맞대어 하나의 커다란 산체를 이루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오는 데, 왕관과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 삼신왕 전설이 깃든 것은 아닐까.


잠시 땀을 식히며 주변을 둘러본 후 다시 숲속 둘레길로 걷다 보니 처음 굼부리로 들어갔던 곳에 도착한다.


능선 둘레길은 인코스와 아웃코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먼저 다녀간 오르미들의 흔적을 따라 가다 외부 방향의 길을 걷다 보면, 일제가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수직동굴도 볼 수 있다.

 

▲ 귀덕초교 동창회원들.

♦왕이메서 만난 ‘귀덕초교 동창회원’

 

올해 나이 49. 쉰을 바라보는 귀덕초등학교 37회 동창회원(사진)들이 왕이메를 찾았다.


귀덕초 37회 동창회원들은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만나 도내 오름 탐방을 즐기고 있다.


꼭 둘째 토요일이 아니어도 시간이 되는 소꿉친구들이 모여 산행에 나서고 있는데, 많이 참석할 때는 10여 명, 적게는 대여섯 명이 산행에 참여하고 있다.


이향선씨(제주시 한림읍 귀덕리)는 “초등학교 친구들끼리 오름 탐방을 시작한 지 1년 하고도 한 달이 됐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숨도 차고, 힘들었으나 자주 산을 찾다보니 몸도 건강해지고, 일상생활에도 활력이 생겨 더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강부선씨(제주시 노형동)는 “예전에는 동창회 정기총회 때나 친구들을 만났었는데 산행을 계기로 자주 만나면서 옛 정을 쌓기도 하고 산행 중 서로 싸고 온 음식을 나누며 옛 추억을 나누는 것이 정말 좋다”면서 “특히 예전에는 10m 걷는 것도 힘들었는데 오름 탐방을 통해 건강을 되찾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더욱 돈독해졌다. 이것이 오름 탐방의 묘미”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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