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반도 안보, 난 이렇게 본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반도 안보, 난 이렇게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논설위원

얼마 전 몇 몇 안보 전문가와 함께 전면전 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안보상황이 달라진 만큼 조약 이행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근거로 60년이 지난 조약의 내용과 미국의 여론을 든다.

조약의 경우 미군의 자동 개입을 규정하지만 3조에서 “공통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고 한 내용을 든다. 미국이 입장을 일방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 또한 우려를 현실로 만들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미지상군의 북한 진입을 15%만 찬성하고 있는 2012년 미국 시카고세계현안문제협회(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의 전문가 설문조사를 예로 든다. 2013년 미국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동맹국 중 한국의 중요도가 한참 뒤란 결과도 인용된다. 국내 문제 우선의 신고립주의 경향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점 시 미국의 방관을 들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은 여론에 휩쓸려 안보정책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치를 하고 전쟁을 하는 큰 나라이기 때문이다. 세계전략에 따라 전쟁을 하는 나라다.

따라서 북한군 남침 시 미국은 방위조약에 따라 즉각적 개입을 할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우리만큼 방위조약 이행을 끈질기게 다짐받는 나라도 없다. 매년 합참 차원의 MCM(한미군사위원회)과 양국 국방장관이 함께하는 SCM(한미안보협의회)이 좋은 예다.

‘확장억제정책위원회’가 상시 가동하며, 연습(TTX)을 통해 핵우산 가동과 연합작계에 따른 선제타격 훈련을 실제로 한다. 미 본토로부터 전략폭격기와 해병원정군(MEF), 핵잠수함을 포함한 7함대 항모전단이 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5년 6월엔 한·미연합사단을 창설해 한강 이북에 배치도 했다. 방위공약을 이행하고자 하는 동맹국의 의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지 않는가.

다만 증원전력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있다. 작전계획(舊 OPLAN 5027, 新 OPLAN 5015)에 따르면 한반도 전구(戰區)에 투입될 증원전력은 총병력 69만 명에 함정 160여척, 항공기 2000여대다. 지상군 감소정책으로 69만 증원 병력의 증파는 내재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도 크게 우려할 것은 못된다. 한·미연합전력이 개전 72시간 안에 북한 전력의 7할 이상을 무력화 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도 이를 알고 있다. 미군이 지상군 중심의 재래식 전투방식을 회피했다하여 걱정할 일은 아니다.

공해전투(air-sea battle)개념에 기반한 통합전쟁수행능력 향상으로 미군 전력은 한층 강화되었다. ?한국군 전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우리 지상군과 오키나와 주둔 미해병원정군이 지상전을 수행하면 된다.

문제는 북한 핵무기 통제다. 이를 위해 필자가 항상 주장해온 바가 있다.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신뢰성 제고’를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명문화된 틀에서 담보받자는 것이다. 평시 핵전쟁을 억제하고 전시 핵 무력화를 위한 방위공약을 갖자는 제안이다. “핵공격을 받을 경우 즉시 충분하게 핵전력으로 보복한다”는 조문을 명문화하는 것이 실질적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한반도의 군사 전략적 가치를 계속적으로 확대하는 일, 동맹을 지혜롭게 관리하는 일이다. 그러니 섣부른 줄타기 외교로 동맹의 가치와 정신을 훼손해선 안 된다.

물론 미군의 한반도 방위는 미국이익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담보하는 주둔 미군, 그리고 유엔사가 보장하는 우리의 국가이익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큰 것임을 경시해선 안 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