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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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천의 얼굴을 가진 것’이 날씨라 한다. 아니, 그 이상이 아닐까. 하루도 같은 날이 없으니. 그만큼 예측하기도 어렵지만 변덕스러운 것이 일기다. 그러나 세상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어느 하나 불평불만 하는 일 없이 묵묵히 순응하며 산다. 신기할 정도다. 그런데 유독 사람만이 이러쿵 저러쿵 가시 돋친 말을 늘어놓기 일쑤다. 욕심에서 오는 것일 테다.

세상을 살면서 숱한 일들이 제 뜻대로 된다면 오죽 좋으련만, 자신의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그리 흔치 않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날이 다르고 환경과 생각도 가지각색이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느냐는 자신만이 고민하고 결정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해가 하품을 하는지 대지가 가마솥처럼 끓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유례없는 폭염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요즘 눈 뜨면 폭염이고, 눈 감으면 열대야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그러나 날씨를 한꺼번에 싸잡아 집적거릴 수도 없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고 보면 감내하는 일일 수밖에.

모든 일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다. 폭염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그 모습을 감추게 될 것이다.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발표에 의하면 34회원국 중 10년 동안 우리나라 자살률이 1위라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살기 좋은 제주도도 자살률이 어느 곳보다 높다고 하니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복지부는 “우리나라는 고령인구와 나 홀로 가구가 늘고 있는 데다 경제·사회적 원인과 부수적인 것들이 작용해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사회 전반에 걸쳐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존중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윗왕에 얽힌 얘기다.

어느 날 큰 전쟁에서 승리한 다윗은 승리의 기쁨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반지를 만들기로 했다. 보석 세공인을 불러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동시에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그 글귀를 보고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하느니라”

그는 왕의 명령대로 매우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반지에 넣을 적당한 글귀가 좀처럼 생각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솔로몬 왕자를 찾아갔다. 솔로몬은 “반지에 이렇게 적으십시오.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이 말은 다윗왕의 반지뿐만 아니라 훗날 묘비에도 새겨졌다고 한다. 살아가는 데 희로애락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되새겨 보면 답이 있을 법도 하다.

모든 것은 순간이다. 그 찰나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결정되는 것이다. 하는 일마다 못마땅해 한다면 자신의 하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될지 모른다.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날씨만큼이나 우리 인생도 변화무쌍하다. 산을 오르려면 고비가 있다. 그 과정을 어떻게 슬기롭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기쁜 일이 있으면 슬픔도 있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괴로움도 있게 마련이다. 우주가 둥근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둥근 것이다.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나에게만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라 상대방도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무더운 한여름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가슴속에 품고 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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