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체질 개선” 말로만 외쳐선 안 돼
“관광 체질 개선” 말로만 외쳐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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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낮은 싸구려 여행상품의 범람은 제주 관광산업의 고질적 병폐로,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여행업 간 과당경쟁으로 왕복항공료에도 못미치는 초저가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유치시장이 그렇다. 흔히 말하는 ‘인두세(人頭稅)’는 도내 여행사가 유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의 모객여행사에게 관광객 1인당 얼마씩의 돈을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여행사들은 그 적자를 메우기 위해 부실한 관광과 쇼핑을 강요하게 된다. 말하자면 쇼핑매장 등에서 얻는 송객 수수료로 손실금을 충당하는 것이다. 도내 여행사는 여행사대로 ‘울며 겨자먹기’라며 불평을 하고, 무료 관광지나 면세점을 전전하다 여행을 마친 유커들은 유커들대로의 불만을 쏟아낸다. 그 속에서 제주의 참 모습이 축소ㆍ왜곡됨은 물론이고, 제주관광이 싸구려라는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신설 조직으로 출범한 제주도 관광국이 그제 행정시 및 관광 유관기관과 가진 관광정책 과제 발굴을 위한 위크숍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인두세뿐만 아니라 관광비용이 아예 없는 ‘노 투어 피(No Tour Fee)’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사실상 ‘관광객 사오기’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중국인 관광시장의 현주소는 ‘그들만의 관광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지만, 상당수가 중국계 쇼핑센터나 숙박ㆍ음식점 등을 찾기 때문에 제주경제의 파급 효과가 미흡한 것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어볼 게 없다고 하듯이, 제주의 관광 실상이 딱 그런 쪽으로 흐르고 있다.

제주도 관광국이 이렇게 왜곡된 시장 구조를 개선,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고도 당연한 일이다. 제주가 아무리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개발한다고 해도 그러한 폐해들을 개선하지 못하는 한, 미래는 없다. 양적인 성장만으론 관광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관광의 병폐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란 점이다. 다 아는 것인데 늘 현상만 얘기하고 무슨 선언의 반복으로 흐르고 있다. 이제는 실천적 행동으로서, 제주관광의 패턴 변화가 피부에 와 닿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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