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몰리는 제주 지금 행복한가
쓰레기·하수 늘고 교통 문제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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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진단 1)프롤로그, 체류 인구 80만명 육박...인프라 조기 포화로 불편 커져
▲ 연합뉴스 자료사진.

 

‘변방의 섬’이었던 제주가 ‘살기 좋은 섬’ 이미지 확산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가파른 인구와 관광객 증가세, 부동산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하지만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 못지않게 도시 인프라 구축이 뒤따르지 못해 도민들의 정주 여건이 열악해지는 상황을 초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제주新보는 넘쳐나는 쓰레기, 오염된 채 방류되는 하수, 교통체증, 불안해지는 치안 등 현실을 진단하고 개선 대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가파른 인구·관광객 증가와 제주 진단 1)프롤로그

 

제주는 이제 수용 가능한 수준의 적정 인구 계획, 각종 인프라 시설 확충 등 결과에 따라 미래비전인 ‘청정·공존’과 함께 도민의 행복지수를 더 높이느냐, 아니면 삶의 질을 악화시키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2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주민등록인구는 지난 5월 65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말 현재로는 제주시 47만9873명, 서귀포시 17만5905명 등 총 65만5778명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에는 66만명, 수년 내 70만명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없게 된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증가 속도이다.

 

제주 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선 게 1987년이고, 60만명 시대를 연 게 2013년인 점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을 실감케 한다.

 

특히 관광객 수의 증가세도 고공행진이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올 들어 8월까지 내국인 816만5844명, 외국인 248만1749명 등 모두 1064만7593명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증가율(21.1%)을 기준할 때 연말에는 1500만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제주 입도 관광객 수는 2005년 500만명에서 2013년 1000만명 시대를 개막한 이후 지난해 1366만명까지 늘었다.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코 3관왕,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와 대규모 개발 사업 등이 맞물려 ‘제주살이’와 관광 열풍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주인구와 관광객 체류 인구 등 실제로 하루에 도내에서 움직이는 인구는 8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기초시설과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이 조기에 포화, 한계에 다다르면서 도민들의 실생활에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주시만 하더라도 1일 쓰레기 발생량은 825t이지만 봉개동 소각·매립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은 675t에 불과, 나머지 150t은 창고와 야외에 보관하다 육지로 반출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달 범시민 쓰레기 줄이기 실천 과제 선정을 위한 100인 모임을 결성, 해법 찾기에 나선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예산 확보 등이 관건이다.

 

제주시 도두동 하수처리장의 경우 낡은 시설과 용량이 초과된 하수 유입으로 오염된 채 바다로 방류, 악취를 진동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정화된 하수 배출과 악취 방지, 하수 유입량 분산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젠 일상화된 교통체증이 도민들에게 모임 약속시간이 늦을 때 변명해야 하는 이유가 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신제주와 제주공항 입구를 연결하는 도령로의 경우 올해 6월 기준 통행속도는 시속 19.3㎞로, 서울 도심(시속 19.6㎞)보다 느렸다.

 

외국인 범죄가 늘면서 안전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제주시 모 성당에서 기도 중인 60대 여성 김모씨가 흉기를 휘두른 중국인에게 피습당해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지난 21일 김씨에 대한 장례미사를 집전하면서 “제주도는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히 증가하는 방문객으로 인해 자연과 사람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에서 강력 범죄율 1위, 1인당 쓰레기 투기량 1위에 이르렀다”며 “손님을 맞이할 공간이나 시설, 손님 접대를 할 일손, 질서를 잡을 사람을 생각 않고 지나가는 길손마저 넘치게 불러들인 결과”라고 진단했다.

 

강 주교는 이어 “제주도는 무제한 투자와 무차별 개발, 대규모 관광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쳐왔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주의 깊숙한 속살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고 있다. 경제적 성장과 수익만을 분에 넘치게 추구한 우리 자신들의 무분별한 탐욕에 그 탓을 돌려야 하는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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