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구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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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제주국학원 원장/논설위원

물을 사먹다니, 상상도 못하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어떤가.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았다는 옛이야기가 우스개가 아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됐다. 산업화는 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준 대신 좋지 않은 것도 줬다. 지구온난화라는 재앙이다. 좀 더 세세하게 보면 이는 인류가 산업화 이후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를 남용하고, 각종 공해물질을 배출해 환경을 오염시키고, 방대한 쓰레기를 배출함으로써 스스로 불러온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우리나라 기후도 바꾸었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한 피해에 관한 경고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가 온대기후가 아닌 아열대 기후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게다가 가뭄과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 발생률과 강도 또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자연재해도 심각해지는데, 인류는 종교, 민족, 국가, 이념, 인종, 성별 등 수많은 갈등도 안고 있다. 우리가 직면하는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인류 갈등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논의와 연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진정 내 문제로 여기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이렇게 가다가는 지구와 인류의 운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전문가는 경고하는데, 이를 내가 해결해야 할 내 문제로 나는 받아들이는가.

인류에게 희망은 있는가? 바로 인간에게 있다. 인간이 극심한 물질문명과 이기주의로 인해 지구와 인류의 위기를 만들었듯이, 인간이 인류평화와 지속 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는 다만 한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지구에 있는 모든 인간이 나와 네가 다르지 않고 같은 지구시민이라는 의식이다.

우리 인류는 원하지 않는다, 나만 잘 살고, 내 가족만 잘 살고, 내 나라만 잘 사는 것을. 우리 조상이 그랬듯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고, 다 같이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더 나아가 내 자녀와 먼 후손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고 싶어 한다. 그 시작은 우리는 지구시민이라는 의식이다.

지구시민의식은 다시 말하자면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 살고, 모두가 행복하게 하려는 마음이다. 우리 조상은 그런 마음을 ‘홍익’이라 부르며 가치 있게 여겼고 홍익인간이 되어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큰 뜻으로 나라를 세웠다. 그런 세상을 꿈꾸기에 내 심장은 뜨겁게 뛴다.

그 세상은 어떻게 하면 오는가? 나부터 지구시민이 되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즉 지구시민으로서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부터 ‘나는 지구시민, 세계시민’임을 자각하고, 지구시민으로 살아가는 ‘ 태도와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

지구와 인간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이다. 인류는 지구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지구가 없어지면 인류도 사라진다. 한 사람의 선택과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지는 못 한다. 그러나 너와 나,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희망의 불씨가 되고 계속 그 뜻을 모아간다면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가 변화하고, 이 사회가 변화하고, 나아가 지구촌 전체가 바뀔 것이다. 하지만 시작은 어디까지나 나부터다.

이런 점에서 제주는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제주에 지구촌 평화를 이룰 정신과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삼무정신’과 ‘수눌음’ 문화가 그것이다. 삼무정신과 수눌음 문화는 스스로 건강하고, 함께 행복한 것을 큰 가치로 삼고,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지혜가 생활 속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철학과 문화가 위기에 처한 지구와 인류를 구할 것이다.

우리 제주에는 홍익의 위대한 정신과 큰마음이 면면히 내려와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계승·발전시켜 우리의 꿈과 가치를 찾고, 경쟁과 외적인 성장보다는 조화와 내면 가치의 실현으로 구현돼야 한다. 이것을 구현할 수 있는 곳이 제주다.

그래서 일까? 제주를 찾은 외지인이 날마다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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