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발 항공편을 타고 제주에 온 문제의 A씨는 대합실까지 운행하는 버스에 탑승하지 않고 계류장에서 곧바로 달아났다. 야밤에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혼자 유유히 외곽으로 걸어갔고, 그 곳에서 월담한 것으로 보인다. A씨의 도주 사실은 출입국 수속 과정에서 탑승객 인원 1명이 부족한 것이 드러나면서 CCTV를 통해 확인됐다고 한다. 또한 A씨는 지난해 오라동 건축현장에서 일하다 불법체류 사실이 적발돼 강제 출국됐었다. 그런 이력의 A씨가 공항 입국수속을 받지 않고 다시 밀입국을시도한 것이다.
관련 당국은 이번 사건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보안시설인 제주공항이 한낱 중국인 입국자에게 뚫릴 정도라면 이는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작은 구멍이 결국 국제테러 같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구멍이 뚫린 제주공항 보안에 전면적인 점검과 보완책 마련은 당연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국제범죄나 불법체류 등에 대응할 조직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미덥지 못하다. 마치 당장이라도 신설될 것 같았던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이민특수조사대는 물 건너갔고, 지방경찰청 외사과 신설 방안도 더는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심각해지는 외국인 범죄 대응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조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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