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정유섭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들은 지역상생에 힘쓰기보다는 계열사 거래를 통한 제식구 챙기기에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3사의 지난 한 해 제품 매입액은 20조3760억원(전국 총액)이다. 이 가운데 서울ㆍ경기지역에서 사들인 것이 15조4755억원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제주도내 업체 생산품 매입액은 2154억원으로, 전체 매입액의 1.1%에 불과하다. 제주에 진출한 유통 대기업 점포는 5개(이마트 3, 롯데마트ㆍ홈플러스 각 1)로 전국(416개)의 1.2%를 차지하는데, 생산품 매입 비중이 그 보다도 낮은 것이다.
지역 상생의 주요 척도인 기부금도 마찬가지다. 유통 대기업 3사는 지난해 총 5억1600만원을 제주에 기부해 전국 기부금(316억) 대비 1.6%를 기록했다. 이마트가 4억2200만원, 롯데마트가 9400만원을 냈지만, 홈플러스는 단 한푼도 지역에 환원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유통 대기업들은 농수축협과 지역 금융기관과의 거래 실적이 미미할 뿐 아니라, 인쇄물 발주도 수도권 특정업체에만 몰아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마트만이 제주지역 인쇄업체와 2600만원을 계약했을 뿐,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인쇄물 발주 실적이 전무했다.
유통 대기업들이 지역과 상생을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가뜩이나 수익금도 역외 유출되는 구조니 지역경제의 공동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유통 대기업들은 지역 기여도를 실제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자발적 실천 의지가 중요하지만, 그게 안 된다면 당국은 법제화를 통한 이행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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