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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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에서는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 조성을 위하여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2004. 1. 29.)을 제정했으며 2007년 제9회 전국 아름다운화장실을 선정(행정자치부,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조선일보사 공동 주최)했다. 이는 과거 ‘칙간’, ‘변소’라고 부를 때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하려는 시도이다. 즉, 변소라고 할 때는 단순히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는 장소라면, 화장실로 부를 땐 편안하고, 안락한 쉼터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요즘은 아름다운 화장실 카페도 개설되어 있고, 설계 노하우도 공유하는 분위기이다. 화장실 내부 분위기 변화를 위해서 음악도 들려주고, 벽에 그림과 사진, 시 등을 붙이기도 하고, 온갖 사실을 알려주는 게시판 역할도 한다. 화장실은 생리적 현상만을 해결하던 곳에서 신체적 휴식은 물론 정신적 휴식을 제공해 주는 문화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비데를 설치해서 겨울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관공서도 있다.

‘칙간과 정지는 멀수록 좋다’는 말이 있고, 칙간의 물건을 잘못 건드리거나 가져다니면 동티(동토.動土)가 난다면서 터부시하기도 했다. 칙간이나 변소는 마당 귀퉁이에, 부엌과는 멀리 떨어져 있고, 집 안에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의 용어이다. 칙간은 형태만 갖춘 것으로 제주도에서는 ‘통시’라고 하며, 변소가 대중적으로 쓰이다가 주택구조가 서구식으로 바뀌고 집 안에 이 시설을 만들면서 화장실이 보편화되었다. ‘화장실’이란 더러운 냄새가 나지도 않고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의 이미지이고 몸단장을 하는 곳이란 뜻이다.

사람들은 음식 맛 따라 음식점을 찾기도 하지만 화장실 때문에 선택하기도 한다. 화장실 하나만 봐도 방문객을 얼마나 배려하는지, 주인의 의식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관광지일수록 화장실 단장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 어디를 가더라도 편안할 것이란 믿음이 있는데 이 기대가 어긋날 때는 경관의 아름다움도 사그라진다. 그런데 편안함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그곳을 사용하는 우리가 남을 배려하며 깨끗이 사용해야 한다.

이제 화장실 공간이 변신중이다. 신문을 보고, 책을 읽고, 사무를 보는 종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기대한다. 특히 공공건물에 남녀화장실을 공용으로 만드는 것은 화장실 공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며, 화장실문화의 변신을 위해서도 분리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문순덕·여성능력개발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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